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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적으니 편하겠네요”라고 해 논란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정세균 총리의 개념 충만 발언, 그 깊은 속정을 제대로 이해할 감수성이 정녕 없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가 1시간여 만에 수정본을 내놨다. “개념 충만 발언”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명물거리를 찾아 상인들을 만났다.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위축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정 총리는 한 상점을 방문해 “요새는 (손님이) 좀 줄었을 텐데 금장 괜찮아질 것”이라며 “그간에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갖고 조금 버티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게에서는 “요새는 좀 손님들이 적으시니 편하시겠다”고 했다.

정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들은 정 총리의 발언을 두고 “몰지각한 언행” “공감 능력 부족” “민생에 염장 지른 망언”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논란이 일자 총리실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국무총리비서실은 “식당 주인이 아닌 종업원에게 한 말로 정 총리와 안면이 있는 종업원이 반가워하자 ‘육체적으로 좀 편해진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이후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두 차례의 서면 논평을 내며 이 총리의 발언을 두둔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오후 6시30분 ‘정세균 총리의 개념 충만 발언, 그 깊은 속정을 제대로 이해할 감수성이 정녕 없단 말인가?’라는 제목의 서면 논평을 냈다. 논평엔 “정 총리가 신촌의 한 식당을 찾아 종업원에게 건넨 말을 두고 트집 잡기 정치공세가 벌어지고 있다”며 “쌍용에서 근무하던 시절 인연이 있던 식당 종업원을 40년 만에 만나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 것에 반가워하며 ‘요새는 손님들이 좀 적으시니까 편하시겠네’라고 친근감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평에는 “평소에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식당에서 쉴 틈 없이 일했을 식당 종업원에게 건넨 위로의 뜻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며 “정 총리는 식당 사장에게 ‘바쁠 때도 있고 이제 손님이 좀 적을 때도 있고. 그런데 아마 조만간 다시 바빠지실 거니까 이럴 때는 좀 편하게 지내시는 게 좋아요’라며 신종 감염병 사태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라는 덕담을 건넸고 식당 사장도 ‘희망을 갖고 용기 잃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라고 화답했다”는 설명이 담겼다.

이 대변인은 “이 대화 어디에 ‘염장 지르는 말’이 있고 민생 현장에 대한 몰이해가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는 송두리째 내던져놓고 대화의 딱 한 구절만 도려내어 난도질하는 게 과연 수십 년간 민생 현장을 누비며 정치 경험을 쌓아 온 일국의 총리를 대하는 온당한 태도인가?”라고 지적했다.

“그것도 모자라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며, 총리를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폄하하는 건 비열하고 악의적인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한 이 대변인은 “아니면 이 대화의 분위기와 맥락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서민 정서가 완전히 결여된 사람들의 감수성 부족을 드러낸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미에 “제발 현장의 진실한 분위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같은 내용의 서면 논평을 낸 지 1시간 10분 만에 다시 ‘정세균 총리 발언 관련’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두 번째로 낸 논평에선 서두에 전한 정 총리 발언 배경과 상황 설명은 앞서 낸 논평과 똑같다. 다만 후반에 피력한 정 총리의 발언을 두둔한 내용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대화의 한 구절만 도려낸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한 이 대변인은 “정세균 총리는 실물 경제인 출신으로, 경영의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 뿐 아니라, 수십 년간 민생 현장을 누비며 많은 이들과 교감해왔다. 자영업자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할 정도의 감수성을 지닌 이가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며, 총리를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폄하하는 건 악의적인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한 이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온 국민이 함께 견뎌내고 있다. 앞뒤 잘라 부풀린 공세로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진실한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번복했다.

앞서 정 총리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음식점 사장은 “사실이 왜곡돼 엉뚱한 오해를 낳게 하고 있다”며 해명했다. 신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모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리님에게 미리 직원들이 매장에 계신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런 상황이 인지된 상태에서 총리께서는 코로나19 이후에 손님 상황을 이모님에게 물어보셨다”며 “그분이 직원이라는 것을 이미 파악하신 총리께서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요’라는 말씀을 웃음을 띄우면서 농담조로 건네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모님이 ‘손님이 적더라도 직원들이 편한 게 아니고 마음이 불편합니다’고 했고 총리께서 ‘지금은 손님이 없으니 편하게 일하시고 손님이 많아지면 그때 사장을 도와 열심히 일하시라’고 격려를 했다”며 “격려를 받은 저나 저희 직원분이나 다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는데 난데없이 저희 매장과 총리께서 구설에 오르내리니 당혹스럽다”는 심경을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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