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캡처

남성듀오 ‘더 크로스’의 김혁건이 휠체어를 타고 방송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2012년 교통사고 직후 사지마비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복식 호흡 보조 장치를 하고 ‘Don't Cry'를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14일 오후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서는 ‘돈 크라이(Don't Cry)’와 ‘당신을 위하여’의 주인공인 더 크로스의 김혁건과 이시하가 소환됐다. 이날 김혁건은 휠체어를 탄 채 등장해 출연진들은 물론 방청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보다 더 놀라웠던 건 17년 전 무대를 두 사람이 완벽히 재현했다는 것이다.

김혁건은 2012년 교통사고를 당해 사미마비 장애 판정을 받고 복식호흡이 불가능했다. 때문에 고음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복식호흡이 안 돼 고음을 낼 수 없고 오래 말하는 것도 지장이 있었다”며 “그러나 서울대 로봇 융합 연구소에서 복식 호흡 보조 장치인, 스틱을 조종하면 배를 눌러지고 그 힘에 의해 횡경막이 움직여 복식호흡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기계를 통해 다시 노래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섦여했다.

“배를 누르는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고 한 김혁건은 “조이스틱을 디테일하게 하기가 어려워도 계속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Don't Cry'를 완벽하게 옛날처럼 부를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에 이시하는 “올 거야”라며 격려했다.

이날 이시하는 ‘Don't Cry'에 대해 “발매 당시 음악프로그램 45위가 전부였다고 고백했다. 당시 불법 다운로드가 횡행하던 시절이라 노래는 많이 알려졌지만 앨범이 팔리지 않아 회사가 도산했다”고 회상했다.

이시아는 또 “당시 SG워너비가 성공하면서 회사에서는 보컬을 추가 영입해 3인조 R&B발라드 그룹으로 가자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김혁건은 “락커가 꿈이어서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후 이시하는 “내가 쓴 노래가 잘 못됐다는 생각에 산으로 들어갔다”며 “산에서 연락이 안 되다 보니 오해가 쌓이게 됐다”고 했다.

김혁건은 “이후 회사에서 다시 하자고 했는데 입영을 앞둔 상태라 안 한다고 했다. 이후 시하에게 7년 만에 전화가 왔다. 안 해도 좋으니 오해를 풀자고 하더라. 만나서 술을 마시는데 입영 날짜가 같았다. ‘이게 팀이구나. 운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전역 후 같이 하자고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이시하도 “전역 후 순조롭게 작업을 했다. 그런데 본 녹음을 앞두고 혁건이가 연락이 두절됐다”며 “나중에 친한 형에게 사고 시식을 듣고 병원을 수소문해 찾아갔더니 예상보다 크게 다쳤더라. 빨리 나아서 노래하자고 했는데 혁건이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이제 노래를 못한다’고 했다. 앞에선 괜찮은 척했지만 나와서 크게 울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김혁건은 목이 부러져 신경이 3㎝정도 없어져서 감각이 없었다고 한다. “여기가 지옥이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 김혁건은 “1년 동안 누워있다가 병원 침대를 돌려 앉아보려 했는데 20도 정도 올라갔다가 기절했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앉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혁건은 스스로 앉고, 햇볕을 보고, 먹는 게 소원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시하는 김혁건이 앉을 수만 있게 되면 강에 밀어달라는 부탁까지 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시하는 “이 친구가 삶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기까지 갈 때까지 고통 속에 있었다”고 했다.

김혁건은 “우연히 아버지가 큰 소리를 내라며 배를 눌러주자 고음이 나왔다”며 “이후 병원 주차장에서 매일 애국가로 발성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그때의 영상을 이시하에게 보냈고 이시하는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고된 병간호 후 곤히 잠든 김혁건의 어머니를 행복하게 바라보는 김혁건을 보면서 이시하는 새 노래 ‘항해’를 만들었다. 녹음에만 8개월이 걸린 ‘항해’는 더 크로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긴 노래라고 소개했다.

김혁건은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해준 이시하에게 “몸을 쓸 수 없는 폐인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나를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하자고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날 더 크로스는 17년 전 원키 그대로 ‘Don't Cry'를 불러 93불을 기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