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이전지 결정 문제로 얽혀 있는 김영만(왼쪽) 군위군수와 김주수 의성군수. 국민DB

주민투표 불복 사태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하 신공항)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국방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국방부의 결단이 없이는 수렁에 빠진 신공항 사업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16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신공항 최종 이전지 결정을 위한 이전부지 선정위원회 개최를 국방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권 시장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함께 요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방부의 결단 요구를 공식화한 것인데 주민투표 후 한 달이 다되도록 진전이 없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진 것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경북 군위와 의성에서 신공항 사업의 핵심 절차인 신공항 건설 찬반 주민투표가 치러졌다. 군위 우보면(단독후보지)과 의성 비안면·군위 소보면(공동후보지) 중 공동후보지가 선택됐지만 군위가 이에 불복하고 단독후보지에 대한 유치신청을 해버리면서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여기에 국방부가 투표 후 신공항 입지를 공동후보지로 사실상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군위는 국방부 입장발표 후 선정위를 조속히 열어줄 것을 요청했었다. 법적인 결정이 있어야 소송 등 군위군 입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도 권 시장의 입장 공식화 이전에 이미 국방부 측에 중간 결정을 서둘러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법적요건을 갖춘 우보에 대한 선정위라도 먼저 열어 가부를 결정해줘야 이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북도와 의성은 그동안 자신들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았다.

국방부도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방부는 법적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보에 대한 선정위를 열어 우보 불가 결론이 나면 군위가, 반대의 결론을 내면 의성이 소송전 등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지자체간 합의를 기다리며 선정위를 열지 않는 것이라고 신공항 관련 지자체들은 보고 있다.

대구시 등도 소송만은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사업 추진이 장기간 미뤄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전부지 선정 갈등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도록 대구시와 경북도가 노력할 것”이라며 “국방부가 조속히 선정위원회를 열어 중간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