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칼’ 손우현의 ‘구원’ 타이밍이 늦었다기보다는 제가 너무 조급하게 들어간 게 문제였어요. 상대 미드라이너가 타워에 묶여있고, 바텀 웨이브가 밀려 들어가는 상황에서 (손)우현이가 오는 걸 기다렸어야 했죠. 아펠리오스가 정화를 사용했을 때 포커싱 했다면 거기서 게임이 터졌을 거 같은데, 제가 너무 급하게 플레이해 망쳤던 거 같아요.”

그리핀의 신인 서포터 ‘아이로브’ 정상현의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데뷔 시즌은 험난하다. 운영 단계에서 약점을 노출한 팀은 정규 시즌 첫 두 경기를 모두 졌다. 이후 샌드박스 게이밍, APK 프린스와 연이어 혈투를 벌인 끝에 승률을 5할로 끌어올렸다.

정상현은 APK전 2세트 초반 무리한 다이브 상황을 머릿속으로 재현하며 “아펠리오스의 정화가 빠졌을 때를 노렸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사실 아펠리오스를 플레이했던 상대 원거리 딜러 ‘하이브리드’ 이우진은 소환사 주문으로 정화가 아닌 회복을 선택했었다. 당시 정상현이 얼마나 긴장했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핀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APK에 세트스코어 2대 1로 승리했다. 3번의 세트 모두 40분이 넘게 펼쳐진 시소게임이었다.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그리핀이 한 끗 앞섰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정상현은 “이기긴 했지만 실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2세트 때 제가 너무 부진해 초반 손해가 컸다”며 자신을 질책했다.

“전 자신 있을 때와 없을 때 기량 편차가 커요. 시즌 초반엔 스크림에서 제 실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불안하고 힘들었어요. 그래도 차차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아직 경기를 치를 때 떨리긴 하지만, 나름대로 적응도 잘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제가 가진 기량의 30%밖에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어요. 팬들께서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난 겨울 ‘쵸비’ 정지훈과 ‘리헨즈’ 손시우를 각각 드래곤X(DRX)와 한화생명e스포츠로 떠나보낸 그리핀은 게임 운영 방식을 더 세련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상현은 “팀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스크림과 솔로 랭크 연습을 열심히 한다면 다음 경기(담원 게이밍전)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이겨서 기분 좋아요. 예전에는 이것보다 더 못했어요. 운영 쪽에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게 보여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상위권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시즌 목표는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을 받아보는 거예요. 아직 못 받아봤거든요. 제가 제일 잘해서 팀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