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원톱 주연의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 주연배우 라미란. 전작 ‘걸캅스’(2019)에 이어 상업영화 주연을 꿰찬 그는 “조·단역 시절에는 현장에 오래 있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뤄 기쁘다”면서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어떻게든 오래 버티는 게 목표”라고 했다. NEW 제공

“한 번 생각해보세요. 이 역할에 저 말고 다른 배우가 떠오르시나요? 그냥 저밖에 할 사람이 없었던 거예요(웃음).”

과연 그렇다. 영화 ‘정직한 후보’의 얄궂은 주인공 주상숙 역을 과연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배우 라미란(45) 이외의 다른 이를 떠올리기 어렵다.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 덧대어지며 인물은 공감을 얻는다. 그야말로 라미란의, 라미란을 위한, 라미란에 의한 영화인 셈이다.

지난 12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정직한 후보’는 거짓이 팽배한 정치판을 풍자한 코미디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던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갑자기 진실만 말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설정은 비현실적이나, 그 내용은 현실 판박이다.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등이 출연하는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 극 중 장면. NEW 제공

그간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응답하라 1988’(이상 tvN) 등을 통해 유쾌한 이미지를 얻은 라미란이지만 정통 코미디는 처음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코미디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갈 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나 스스로도 간을 본 것”이라며 웃었다.

동명 브라질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원작에서는 부패한 남성 정치인이 주인공이었다. 장유정 감독이 캐릭터 성별을 여성으로 바꾼 건 ‘라미란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만큼 좋은 기회가 또 없죠. 더욱이 여성 원톱의 코미디 영화는 드물잖아요. 역사의 한 획을 그어보자, 싶었죠(웃음).”


평소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무딘 성격”인 그로서는 코미디의 과장된 표현이 몸에 익지 않았다. 그는 “연기는 연기일 뿐이지 ‘코미디 연기’를 나누는 건 난센스”라면서도 “사람을 울리는 것보다 웃기는 게 훨씬 어렵다. 뼈를 깎는 고통과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개봉 시점이 절묘하다. 총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인 터라 곱씹을 만한 구석이 적지 않다. 라미란은 다만 “어떤 분들은 심각한 정치 풍자라 느끼실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며 “코미디 자체로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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