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멕시코시티 공항의 마스크 쓴 여행객. AFP연합

최근 이집트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 세계 6대륙 중 남미만 유일한 ‘코로나 청정지역’이 됐다.

16일(현지시간)까지 중남미와 카리브해 각국에는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하긴 했으나 이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었다.

다만 일본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중 아르헨티나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지역 국적자 중 유일한 확진자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남미를 침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거리’를 꼽았다. 남미는 발원국인 중국의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교류도 적다.

중국을 오갈 수 있는 직항도 드문 편이다. 아에로멕시코항공이 지난해 중국 상하이-멕시코시티 노선 운항을 중단한 이후, 베이징-멕시코 티후아나 노선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 노선 역시 지난달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와는 무관한 기술적인 이유였으나 공교롭게도 사태 초기에 확산 가능 경로를 아예 차단하게 된 셈이다.

따라서 중국발 여행객이 적고 의심환자는 경유지에서 먼저 걸러지게 됐다. 앞서 멕시코, 브라질 등이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을 대피시켰으나, 인원이 현저히 적어 이들 중에도 환자가 없다.

중남미 국가들이 비교적 신속하게 검역 강화 등 대비에 나선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엘살바도르와 파라과이, 트리니다드토바고 등은 다른 국가들보다 비교적 일찍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했다.

이같은 대응에는 과거 감염병 사태의 학습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2009년 신종플루(H1N1) 대유행의 진원지였다. 당시 큰 아픔을 겪은 멕시코는 유사 호흡기질환인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긴장 상태로 철저한 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범미보건기구(PAHO)의 실뱅 알디지에리 박사는 BBC스페인어판에 “중남미 국가들은 초기에 바이러스 탐지와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검역을 강화했다”며 “이 지역엔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이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체계가 보강됐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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