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생활하던 ‘푸른 눈의 목격자들’이 5·18 40주기를 맞은 광주를 방문한다. 광주의 참상을 외부에 알린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 4명과 독일인 등 9명이 40년 만에 광주를 찾아 정부 주관 기념식과 광주아시아포럼 등에 잇따라 참석한다.
5·18기념재단은 17일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처럼 이방인의 시선으로 계엄군 폭력 등 5·18 참극을 목격한 다수의 외국인들이 오는 5월17일 광주를 찾아 그 날을 증언한다”고 밝혔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등장하는 힌츠페터 기자를 안내한 미국 평화봉사단 출신 폴 코트라이트씨와 데이비드 돌린저씨 등 9명이다. 당시 광주에서 인류학 연구작업을 하다가 5·18을 목격하고 이후 학술서적을 발간한 린다 루이스(당시 컬럼비아 대학원 박사과정)도 5·18 진실규명을 위한 포럼에 동참한다.
코트라이트와 돌린저씨 등은 1974년부터 1981년까지 개별적으로 광주·전남에 몇 년간씩 머물며 보건·의료·장애인 시설에서 자원봉사와 영어교육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오는 5월18일 당일 보훈처가 주관하는 정부 주관 40주기 기념식에 이어 다음날 19일에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의 정의·평화를 위한 연대’를 주제로 열리는 광주아시아포럼에 참석한다.
포럼에서 이들은 5·18 당시 계엄군이 저지른 만행과 헬기사격 목격담, 계엄군 구타·총격에 다치거나 숨진 시민들을 수습한 일화 등 처참했던 민주화운동의 구체적 상황과 경험담을 생생히 들려준다. 5·18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광주시민들을 돕게 된 이유와 경위 등도 증언한다.
돌린저씨는 특히 5·18이 막바지에 달한 5월27일 새벽 옛 전남도청 진압작전 과정에서 숨진 시민군 수습을 돕는 등 끝까지 광주시민들과 함께 했다.
이들은 1980년 5월25일 ‘광주를 즉시 떠나 미국으로 돌아가라’는 미 대사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미국 타임지와 AP통신 등 외신기자들의 도우미 역할을 스스로 도맡기도 했다. 5·18기념재단은 이들이 기념식과 포럼 등에 참석해 5월 광주의 진실을 생생하게 회고하고 감춰진 그날의 진실규명에 적잖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힌츠페터 독일기자를 포함한 외신기자들을 안내하고 통역을 도운 미국인 코트라이트씨는 ‘광주의 목격’(가제)이라는 제목의 국문·영문판 5·18 회고록도 출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광주시청을 방문해 회고록 집필을 처음 알린 코트라이트씨는 당시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에게 “서울에서 5·18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이정표인 5·18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왜곡되는 것에 놀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회고록을 번역한 최용주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은 “회고록은 부당한 국가폭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킨 5·18을 목격한 외국인의 첫 증언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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