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이 아닌 방사선사가 의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없이 혼자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판독까지 하면 의료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방사선사 A씨의 상고심에서 선고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B씨에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2년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는 처분이다.

A씨는 2012년 2월 병원 이사장인 의사 B씨의 지시를 받아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초음파 검사지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병원 내 디지털 의료영상전송시스템에 접속했다.

이들은 적법한 절차와 지시에 따라 초음파 검사와 판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초음파 검사는 검사시간이 지난 후 정확한 판독이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 즉시 진단과 판독이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며 “의사가 직접 환자의 신체 부위를 검사하면서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진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의학적 지식과 환자의 병력을 정확히 알고 있는 숙련된 의사가 해야 하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의사가 방사선사와 동일한 공간에서 촬영영상을 동시에 보면서 실시간으로 진단과 구체적인 지도가 이뤄지는 경우에 한해 방사선사에 의한 검사 및 촬영이 가능하다”며 A씨에 대해선 선고유예로 선처했다.

2심도 “의사가 수검자별로 작성한 ‘오더지’는 대부분 수검자가 초음파 검사를 요구한 신체 부위를 특정해 표시한 것에 불과하고 개별 지시사항이 기재된 ‘오더지’도 ‘상복부 또는 하복부를 자세히 봐달라’는 개략적 지시사항이 기재된 것에 불과하다”며 “B씨에 의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하급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