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연합뉴스

대기업 회장 일가의 사생활 유포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유튜브 방송 채널 ‘김용호 연예부장’ 운영자를 상대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18일 입장문에서 “최 회장이 지난 7일 모 여성과 저녁 식사를 했다는 김용호 연예부장의 방송은 명백한 허위 사실임을 밝힌다”며 “당시 식사를 함께 한 사람은 티앤씨재단의 김희영 이사장이 맞다”고 했다.

‘김용호 연예부장’ 운영자인 김용호 전 기자는 지난 16일 방송한 ‘그녀는 누구일까요?’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최 회장이 긴 머리로 얼굴이 가려진 한 여성과 식사를 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 여성은 동거녀인 김희영 이사장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현재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과 이혼 소송 중이고 김 이사장과는 동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 원은 “해당 방송에서 언급한 지난해 12월 5일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유튜브 방송의 내용 또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최 회장이 수감 중 구치소에 라텍스 베개를 배포했다거나 이혼소송 중 부인인 노소영 관장에게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원은 가세연 방송에 대해 법원에 허위사실유포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법무법인 원은 “타인의 사생활과 관련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는 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가능한 법적 대응을 다 해 사실을 바로 잡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튜브 방송 가세연에 이어 김용호 연예부장도 법적인 다툼에 휘말리게 됐다.

최 회장이 자주 유튜브의 소재가 되는 것은 그가 혼외자의 존재를 공개하고, 부인과의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유튜버들은 동영상 조회 수와 구독자 수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수익도 많아진다. 그러다 보니 일반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최 회장의 사생활을 단골 소재로 삼는 것이다.

대기업 일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자연스럽고, 언론의 감시는 당연히 있어야 할 부분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벌 일가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특수한 지위다. 그들의 사회적 권한과 책임을 고려하면 그런 관심을 받고 감시를 받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벌가 자녀들의 마약 관련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사생활 보도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관계자라는 이유로 인권이 더 보호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정적인 오너 관련 보도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구성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면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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