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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문화계 휘청… 공연장 문 닫고 잇단 연기·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면서 문화예술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길이 끊긴 건 물론, 자체적으로 공연이나 영화 개봉 일정을 연기·취소하면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공연계는 특히 대관 업무와 배우 개런티 등에서 사용료를 미리 지급하는 형태라 공연이 갑작스레 취소될 경우 타격이 더 크다. 서울 주요 극장들은 코로나19 방역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립극장 국립극단 세종문화회관 남산예술센터 아르코예술극장은 공연장마다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손 소독제와 일회용 마스크를 비치했다. 극장 내·외부 방역도 수시로 진행 중이다.

예술의전당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코로나19 심각 단계 조치에 따라 일주일간 기획 공연·전시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5일부터는 출입구를 제한 개방한다. 음악영재 아카데미 강좌는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공연&음악감상(성악) 아카데미도 26을 휴강한다. 인무, 미술실기 등의 아카데미 강좌는 25일 개강을 1주일 뒤로 미뤘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7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앤솔러지 시리즈Ⅰ’를 취소하기로 했다. 3월 5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개막 예정이던 경기도립극단의 ‘브라보, 엄사장’ 개막은 같은 달 12일로 연기됐다.

지난 9일 개막한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했으나, 결국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24~25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겨울나그네’ 공연이 취소됐다. 대관령음악제 관계자는 “관객들과 도민, 참여 연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20~21일 전남 여수 예울마루에서 ‘백조의 호수’ 무대를 펼칠 예정이었는데, 공연 시작 2시간 반 전에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국립합창단도 3월 초 공연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마스크 미착용시 극장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는 3월 24~29일 예정됐던 ‘중국희곡 낭동곡연’을 잠정 연기했고, 미완성 공연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서치라이트’ 개막도 7월로 미뤘다.


뮤지컬계도 속수무책이다. 이미 ‘위윌락유’ ‘영웅본색’ 등 대형 뮤지컬들이 공연 회차를 다 채우지 못하고 폐막했다. 애초 3월 22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줄리앤폴’은 티켓을 오픈한 3월 2일까지만 공연하기로 했다. ‘보디가드’는 3월 14~15일 예정됐던 부산 공연을 취소했다. 대학로 일부 오픈런 공연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연극계 역시 비상에 걸렸다. 블랙리스트부터 미투까지 지난한 시기를 겪어 온 연극계는 올해를 쇄신의 해로 삼았던 터라 시름이 더 깊다. 한 중견 극단 연출가는 “6월로 예정된 연극을 위해 대관 업무를 하려 했으나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며 “환자가 느는 추세라 언제쯤 공연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향후 연극 제작과 공연 자체가 장기적으로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연 규모별 양극화는 뮤지컬과 더불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굵직한 배우들과 큰 제작비를 앞세운 공연들에 비해 대학로 소극장 공연들은 수요가 급감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권남영 강경루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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