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이 없는데 어떻게 싸우라는 걸까요. KF 인증 마스크는 꿈도 못 꿔요. 치과용 마스크마저 부족해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전날 쓴 마스크를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망 최일선에 있는 의료현장에서 마스크, 방호복 등 개인 보호구가 부족해 “제대로 진료할 수 없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일반인들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마스크 하루 생산량의 절반을 농협,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에 풀겠다는 내용의 ‘수급 안정 대책’을 25일 발표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날 “26일 0시부터 마스크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 판매처로 의무 출하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생산업자의 수출은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한다”며 “개인도 1인당 300장 이상을 해외에 반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르면 27일부터는 농협, 우체국,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등에 하루 500만개의 마스크가 풀리게 된다.

지난 12일 식약처가 전국 마스크 제조 공장이 매일 생산·판매량을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긴급수급조정 조치’를 발동했지만 ‘마스크 품귀 현상’이 계속되자 추가로 내놓은 조치다. 최근 확진자가 대폭 늘자 마스크 가격 폭등, 매점매석, 사재기 등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감염 예방이 중요한 의료 현장에선 개인 보호구 부족 사태가 더욱 치명적이다. 서울대병원의 김모 간호사는 “지난 설에 방호복 물량을 대량 신청해뒀는데 최근에서야 신청 물량의 절반을 받았다”며 “이마저도 못 받은 병원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대구 의사회 관계자는 “정부와 의사회가 제공하는 물품으로는 하루하루 버티기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오늘 대구 이마트에서 마스크 물량이 조금 풀린다고 해 병원 직원 몇 명이 줄 서서 사왔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의료인들이 감염에서 차단돼야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이겨낼 수 있다”며 “일선 의료진에게 마스크와 보호장구 등이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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