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대구국제공항 출발 대기실 모습. 연합뉴스

“니는 괘안나(괜찮니)?”
대구시민 김모(41)씨는 요즘 친구들과 SNS 단체채팅방에서 안부를 묻는다. 20년 이상 된 친구들과 만든 방인데 최근에는 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채팅방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기사를 포함해 친구들의 근황 등이 올라온다. 특히 코로나19와 확진자, 동선, 폐쇄시설 등이 주요 이야깃거리다.

가장 많이 올라오는 말은 “괜찮냐”는 말이다. 한 친구가 “확진환자가 나와 자신의 직장이 폐쇄 됐다”고 올리자 “니는” “접촉했냐” “괜찮냐” 등의 물음이 달렸다. “나는 접촉자는 아니다”고 말하자 “다행이네”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친구가 “오늘 경북 쪽에 일하러 가는데 오지마라고 해서 차를 돌렸다”고 하소연하자 여기저기서 “나도 죽을 맛”이라며 응수했다.

A씨는 “지금 직장을 가는 것 외에는 전혀 외부활동을 안하고 있기 때문에 친구나 지인들과는 거의 SNS나 전화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래도 근황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지친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신전지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시·도민들의 일상이 멈췄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확진자가 관공서, 병원, 백화점, 요양원, 어린이집, 학교 등 곳곳으로 확산돼 불안감은 더 심해지고 있다.

26일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경북도에 따르면 대구에는 하루사이 134명이 늘어 전체 확진자가 677명이 됐다. 경북도 19명이 늘어 28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국 확진자 1146명 중 960명이 대구·경북에서 나온 것이다.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날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누구든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특히 대구 방역의 상징인 대구시청 공무원 중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충격은 더한 상황이다. 대구시청 별관 경제부시장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별관 직원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했을 때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회의에 참석했고 이에 대통령 수행인, 기자 등에게 자가격리 권고가 내려지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그러나 이 경제부시장이 다행이 음성 판정을 받아 상황은 일단락됐다.

앞서 백화점, 은행, 어린이집 등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 확진자 발생과 이에 따른 시설 폐쇄, 접촉자 자가격리 상황이 벌어지면서 시·도민들은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고 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확진자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여부, 동선 등이 제일 관심사다.

매일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지만 시·도민들은 차분한 모습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권고 대로 외부활동을 스스로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 소독제 사용 등 개인 위생도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다. 직장에세도 발열체크, 자택 근무 등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 영천시민 윤모(38·여)씨는 “남편이 자택 근무를 하고 있어 그나마 마음이 조금 놓인다”며 “아이들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사를 모두 집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민 박모(57)씨는 “지난 18일 전에는 대구시내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면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며 “거리, 식당 등에 사람이 없고 곳곳에서 손소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단 마스크 품절 상황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불편을 겪는 주민들은 많았다. 대구시는 이에 식약처에서 수령한 마스크 90만장과 시가 확보한 100만장 등 190만장을 8개 구·군을 통해 배부할 예정이다. 의료용 마스크도 10만장 별도로 수령해 대구시약사회에 배부할 계획이다. 식약처에서 보내는 마스크는 이날 오후 5시쯤 대구스타디움에 도착할 예정이다. 배부기준은 각 구·군의 이장·통장을 통해 배부되며 취약계층 등 지역 실정에 맞춰 골고루 배부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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