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찍힌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서는 우한 주민 양위안윈의 뒷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한 확진 환자가 가족에게 전염시킬 것을 우려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미국의소리(VOA) 중문판은 26일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우한 주민의 사연을 전했다.

VOA와 중국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우한의 제조업체 직원이었던 양위안윈(楊元運·51)은 지난 12일 발열, 호흡곤란 등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다.

양씨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병원마다 코로나19 환자들로 만원이어서 도저히 병상을 구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을 우려해 지난 16일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섰다.

양씨는 유서에서 자신의 시신을 의학 연구를 위해 기증해달라고 하면서 “’어머니의 강’인 창장(長江·양쯔강)에 나의 유골을 뿌려달라. 창장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한 마리 물고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놀란 양씨의 딸은 다음 날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20일에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아버지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사연을 올렸다.

하지만 당국은 양씨를 찾는 것을 돕기는커녕 양씨의 딸에게 당장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씨는 결국 21일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비통한 심정의 딸은 ‘아버지가 목숨을 끊을 때 얼마나 절망하고 얼마나 두려웠을까. 아버지, 춥지는 않았나요. 배가 고프지는 않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당국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온라인에서 모든 글과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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