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의 제3자 재산추징 관련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7일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공무원범죄몰수법) 9조의2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불법재산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재산을 압류당한 박모씨가 서울고법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이다.

문제가 된 조항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법재산 환수 조치가 이뤄지던 2013년 만들어졌다. 공무원범죄와 무관한 제3자라도 불법재산인 점을 알면서 취득했다면 재판 없이 검사 판단 만으로 추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박씨는 2011년 4월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의 재산관리인 이재홍씨에게 27억원을 주고 전 전 대통령의 부동산 일부를 사들였다. 검찰은 박씨가 불법재산인 점을 알았다며 2013년 7월 해당 부동산을 압류했다.

그러자 박씨는 “불법재산인 점을 몰랐다”며 서울고법에 이의 신청을 내고 제3자 재산추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서울고법은 이 조항이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하고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헌재 판단을 구했다.

헌재는 먼저 제3자 재산추징 조항이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에 따른 추징판결 집행은 성질상 신속성과 밀행성이 요구된다”며 “추징판결의 집행사실을 사전 통지하거나 의견 제출 기회를 주면 제3자가 이를 먼저 처분해 집행 목적을 달성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란 주장도 배척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특정공무원범죄로 취득한 불법재산의 철저한 환수를 통하여 국가형벌권의 실현,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목적을 가졌다”며 “이 조항으로 제3자가 받는 불이익이 공익보다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집행의 용이함이나 밀행성의 요구가 사전고지나 청문절차 부재를 정당화하는 방패가 될 수 없고, 예측 못한 피해를 입는 선의의 제3자가 나올 수 있다”며 위헌 의견을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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