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의학자들은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관련 백신·치료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를 즉시 게재한 뒤 공유하는 ‘출판 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는 관련 논문(covid-19)이 2일까지 170여개 올라왔다.

무시무시한 바이러스. 픽사베이

그러나 아직 백신·치료제 개발에 대한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과 제약회사들은 안정적인 백신·치료제 개발까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극복할 수 없는 질병일까. 그렇지 않다. 대증치료(증세에 대응한 임시적 치료법)를 통해 완치되는 사례는 많다.

국민일보는 코로나19에 대한 연구가 어디까지 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김범태 한국화학연구소 CEVI융합연구단장과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 오종원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이혁민 연세대 의대 교수 등 바이러스 전문가에게 자문했다.

무시무시한 바이러스. 픽사베이

-한국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
“지난달 17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9개 연구기관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양했다. 한국화학연구원,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보한 기관들은 백신·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등 일부 기관은 코로나19에 대응할 백신 면역원(면역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제작하고 있는 단계다. 백신·치료제 개발에 있어 초기단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질본에 코로나19 분양을 요청한 다른 연구기관·기업도 향후 순차적으로 바이러스를 분양받아 백신·치료제 연구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합한 면역원이 개발되면 바로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나?
“면역원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곧바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후보물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안정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상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거친 뒤 개, 원숭이 등 점점 더 사람과 비슷한 고등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뤄진다. 실험을 위해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모델이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는 것도 각 기관들이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바이러스와 백신. 픽사베이

-동물 실험에 성공하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
“동물 실험에서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받은 백신·치료제 후보물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거쳐야 한다. 흔히 임상시험이라 불린다. 임상시험은 1상부터 3상까지 3단계를 거쳐야 한다. 인체 투약 시 나타나는 효과 및 부작용, 안정성 등을 검증하는 단계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백신·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할 대상을 모집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특히 백신은 코로나19에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해 이미 감염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 시험보다 모집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통상 백신 개발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전문가들은 대개의 경우 면역원 개발부터 동물실험, 임상시험을 거쳐 백신이나 치료제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대략 10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질병의 유행이 끝난 뒤에야 백신·치료제가 뒤늦게 개발되기도 한다. 백신·치료제 개발 도중에 특정 질병의 유행이 끝나버리면 개발이 중단되기도 한다. 뒤늦게 상용화한다 해도 환자가 없으니 약을 팔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이유로 사스와 메르스 백신은 아직도 없다.”

-코로나19 전파속도가 빠른 만큼 절차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백신전염병의 감염속도가 빠르고, 그 결과가 치명적일 경우 각국이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근 절차를 간소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다만, 백신·치료제를 인체에 투여해야 하는 만큼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에서 백신을 벌써 개발했다는 뉴스들은 무엇인가?
“해외 일부 기관이나 제약회사의 발표는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했다는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앞서 얘기한 각종 검증절차들을 거쳐야 한다. 상용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린다는 의미다. 다만 전문가에 따르면 일부 해외 기관·기업은 여러 백신·치료제 틀을 미리 개발해 일정 수준까지 이미 검증을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백신·치료제 최종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일을 더 단축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무서운 바이러스. 픽사베이

-당장 치료제가 없다니 공포스럽다. 코로나19는 얼마나 위험한 바이러스인가?
“치명적이다, 혹은 그렇지 않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 26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자료를 근거로 코로나19의 감염력은 높은 수준이지만 치명률은 높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발표한 공식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의 전체 치사율은 3.8%였지만 의료대응체계가 마련된 2월1일 이후 치사율은 0.7%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한다. 한편 치명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감염력이 워낙 강한만큼 코로나19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많다.”

-백신·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감염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백신이 없는 만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자주 손씻기, 다중이 모이는 장소 방문 자제 등 질병관리당국이 권하는 수칙들을 개개인이 따라는 수밖에는 없다. 특히 열이 나거나 기침이 있는 등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도 나타나는 경우에는 외출을 자제해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해야 한다.”

공포의 바이러스. 픽사베이

-치명률이 낮다고 하는데, 사망자는 왜 발생하는가?
“2일 오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24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고혈압, 당뇨, 간질환, 신장병, 암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연령대 역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50~80대 고령층에 집중돼 있었다. 평소 건강한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해열제 투약 정도의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말 아닌가? 그렇다면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진은 기본적으로 대증치료 요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예컨대 코로나19로 폐렴이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 인공산소호흡기나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치료로 산소를 공급해 주는 식이다. 여기에 기존 유사한 다른 질병에 효과가 있었던 치료제를 투약하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대증요법으로 치료에 필요한 시간을 벌면서 적절한 치료제를 투약하는 것이다. 에이즈 치료제인 ‘칼라트라’,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아비간’ 등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는 아닌 만큼 어떤 치료방법을 쓸 지는 의료진의 경험과 고도의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

정현수 김판 임주언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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