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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의 박근혜 시계는 가짜? 예지동 시계 장인들, “진품일 것”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박근혜 대통령 시계' 모습. 국민일보DB

신천지예수교장막성전(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경기도 가평에서 진행했던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박근혜 대통령 시계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시계 성지’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예지동 시계수리전문점 대표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예지동은 아버지의 고장 난 예물 시계도 새 생명을 얻는 곳이다. 물에 빠졌거나 부품이 마모된 시계도 이곳을 거치면 살아난다. 그래서 시계 성지로 불린다.

예지동 세운스퀘어 2층의 S시계수리전문점의 A대표는 3일 이만희가 차고 나온 시계를 “진품”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통령 기념 시계를 복제할 만큼 간 큰 기술자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A대표는 “기술적으로는 쉽다. 싸구려 시계를 사서 문자판만 재생해 끼우면 된다. 예지동 기술자들에게 문자판 재생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만희 같은 사람이 굳이 그렇게 했을 이유는 조금도 없다고 본다. 그냥 대통령 시계를 구하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문자판은 시계의 얼굴로 숫자와 상표 등이 적혀 있는 부분을 말한다. 기술자들은 훼손된 정품 시계 문자판도 새것처럼 복원하고 철판을 깎고 잘라 상표와 야광판까지 모든 걸 복원할 수 있다.

복원과 제작 과정 전체를 ‘문자판 재생’이라고 통칭한다. 문자판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도안과 제작 등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진품 시계 문자판을 스캔한 뒤 철판을 잘라 제작하는 과정을 말한다. 필연적으로 전문가 2~3명의 손을 거쳐야 한다. 기술자 한 명이 문자판 재생 전 과정을 다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예지동 시계기술자들은 대통령 시계만큼은 절대 복제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가짜 대통령 시계를 만들어 팔던 사람들이 검거된 일도 있었다.

2009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대통령 휘장과 서명을 이용해 가짜 대통령 시계를 제조한 뒤 판매한 혐의로 이모(62)씨 등 8명을 사법처리했다.

이들은 2008년 7월부터 8개월 동안 봉황과 무궁화로 이뤄진 대통령 휘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손목시계 1300여개를 만들어 서울 청계천과 종로 일대 노점에서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J시계수리전문점 B대표도 “시계를 복제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실제 만들어 주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10여년 전 예지동에서 이명박 대통령 시계를 복제한 뒤 팔던 사람들이 잡혀간 일도 있었다. 대통령 시계에 손 안 대는 건 이 동네 불문율”이라고 했다.

그는 “그 후 예지동에서 대통령 시계 복제는 말도 못 꺼낸다”면서 “눈앞에서 줄줄이 수사받는 걸 봤는데 누가 그걸 하겠냐”고 반문했다.

B대표는 “시계 문자판을 재생해 가짜 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15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면서 “박 대통령 시계를 누군가가 가짜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문자판 재생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2~3명이 가담해야 하는 만큼 공정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만희가 차고 나온 박근혜 대통령 시계가 국회의원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달 19일 중고물품 거래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에는 이만희가 찬 시계와 유사한 시계가 49만원에 판매 등록돼 거래됐다. 판매자는 “금도금으로 국회 제작 의원용 새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근들은 일제히 “가품”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당시 총무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한 인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시 시계 제작 담당자인 조달청 공무원 등에게 확인해보니 시계와 시곗줄까지 모두 은장으로 된 한 가지 제품만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만희가 차고 있던 시계는 100% 가품”이라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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