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계륵’ 北…“김정은과 매우 좋지만 아무것도 안 내줘”

11월 대선 앞두고 ‘북한 리스크’ 관리 측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자신 덕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측에 그 무엇도 내준 것이 없다고 세 차례나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서 열린 폭스뉴스 주최 타운홀 행사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한에 대해 어떠한 구상을 가지고 있느냐는 방청객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솔직히 그 문제가 많은 미국인들의 관심 밖에 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큰 문제다. 그들은 많은 핵 파워를 가지고 있다. 당신 맘 속에 (그런 질문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이후 북한에 대한 발언 자체를 꺼려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두 달여 만에 공식 석상에서 북한 관련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은 내가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나열하며 “그는 나와는 대화하고 싶어했다. 나는 국경(판문점)에 갔고 처음으로 북한에 걸어 들어간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자신을 비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수차례 전화했지만 김 위원장은 그와 대화하길 원치 않았다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스는 “근거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말 잔치만 있을 뿐 구체적인 대북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는 적극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전문가들이란 사람들은 ‘트럼프가 한 일이 끔찍하지 않느냐’고 한다”며 “하지만 나는 (북측에)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제재들은 유지되고 있다. 나는 그 어떠한 것도 주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신이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다른 쪽이 당선됐다면 여러분은 지금쯤 북한과 큰 전쟁을 치르고 있었을 것이다”며 “지난 3년간 우리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지 않다. 이는 나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북미 교착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얻은 것 없이 북측에 끌려다니기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가 자신의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해 북한 문제가 결코 악화되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에게 북한이 ‘계륵 같은 존재’가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에도 기자들에게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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