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버풀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2차전 리버풀과 아틀렌티코 마드리드의 경기에서 아틀렌티코의 마르코스 요렌테가 연장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기를 결정지은 건 골키퍼였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진땀 승부 속에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골키퍼 아드리안(33)의 실책 한 번으로 8강 진출 기회를 날려버렸다. 반면 세계 최고 골키퍼 중 하나로 꼽히는 얀 오블락(27)은 경기 내내 환상적인 세이브로 팀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은 11일(현지시간)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2차전에서 스페인 라리가의 아틀렌티코 마드리드에 2대 3으로 패배, 종합점수 2대 4로 꺾이며 8강 무대 진출에 실패했다. 양팀 공격진의 분전 속에 화끈한 득점포가 터졌지만 승부는 의외의 길목에서 결정됐다.

1차전에서 0대 1로 패한 리버풀은 경기를 뒤집기 위해 전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선보였다. 주포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 등이 쉴새없이 슈팅을 시도했고 결국 전반 43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린 앨릭스-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의 크로스를 머리로 꽂아넣으며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리버풀은 전반 공 점유율도 63대 37로 크게 앞섰다. 반면 아틀렌티코는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리버풀은 후반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경기를 밀어붙이던 리버풀은 연장을 코앞에 둔 후반 추가시간 4분 오른쪽 측면 깊은 곳에서 베이날둠이 쏘아올린 크로스를 이날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피르미누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다시 오른발로 차넣으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대로 종합점수 2대 1로 리버풀의 진출이 유력했다.

그러나 경기는 여기서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골키퍼의 실수가 결정적이었다. 종료 직전이던 후반 추가시간 7분 리버풀 아드리안 골키퍼가 패스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상대 미드필더 후안 펠릭스에게 건내줬다. 펠릭스는 쇄도하는 동료 미드필더 요렌테에게 이를 찔러줬고 요렌테는 이를 패널티박스 왼쪽 외곽에서 오른발로 강력하게 슈팅, 아드리안 골키퍼를 뚫고 골을 작렬시켰다. 이 골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에서도 리버풀은 공세를 이어갔지만 좀처럼 아틀렌티코의 두터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아틀렌티코는 역습 상황에서도 전방에 인원을 좀처럼 2명 이상 투입하지 않으며 버텼다. 그러던 중 연장 전반 리버풀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뒤 역습 상황에서 의외의 골이 터졌다.

아틀렌티코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가 오른 측면으로 파고 들다가 자신과 함께 역습에 나선 요렌테에게 공을 건네줬다. 역습을 돕는 다른 동료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 수비 셋을 앞에 두고 있던 요렌테는 주춤거리더니 오른발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아드리안 골키퍼는 수비진의 태클 사이로 솟아오른 공에 한박자 늦게 반응하며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종합점수 2대 3으로 리버풀이 뒤쳐지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연장 후반 내내 리버풀은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결국 아틀렌티코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아틀렌티코의 공격수 모라타가 역습 상황에서 리버풀 진영으로 돌진, 부진했던 아드리안 골키퍼 옆으로 여유있게 슈팅을 깔아차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틀렌티코 골키퍼 오블락은 이날 쏟아지는 상대의 파상공세에도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반 초반의 유효슈팅 4개를 연달아 선방해냈다. 전반 동안 유일하게 막아내지 못한 게 바이날둠의 헤딩 선제골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오블락은 골대 구석으로 깔린 채임벌린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펀칭으로 쳐내며 선방을 보태는 등 왜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지를 보여줬다.

반면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골키퍼 문제로 또다시 미끄러지며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이어갔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2년 전인 2018년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가 두 번의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른 끝에 1대 3으로 패배, 코앞에서 우승컵을 내준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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