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자를 추적하기 위해 대테러 작전용 디지털 감시 도구를 활용한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한다는 명분이지만 누구라도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을 수 있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30일간 이스라엘 내 코로나19 전파자를 추적하기 위해 첨단 디지털 감시 도구 사용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감시 도구는 휴대전화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이스라엘 국내 보안을 담당하는 비밀 정보기관인 신베트가 대테러 작전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와 같은 도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환자들을 찾아내며, 나아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관들이 지난 15일 6시간에 걸쳐 이 문제를 논의했고, 한 달 동안만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우리는 이 기술이 남용되지 않도록 엄격한 감독도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에서는 당장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전파자를 찾는다는 명분 아래 시민 누구나 신베트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고, 눈엣가시인 정적을 축출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크네세트(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긴급 조치’를 활용하는 식으로 우회했다.

총 재임 기간이 14년에 이르는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다. 지난해 11월 뇌물수수,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16일 이스라엘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60)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5선 총리 등극’이라는 네타냐후의 계획에 먹구름이 낀 셈이다.

한편 이스라엘 보건부는 1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98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4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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