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어디서 뭘하든 지켜보고 있다” 신천지의 그물망 감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A지파 교육생이었던 B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줄곧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길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천지 사람들이 저 찍을 수도 있어요.”

마침 길 건너 검은 롱패딩 차림의 여성이 B씨를 쳐다봤다. 들고 있는 핸드폰의 위치가 이상했다. B씨가 다가가자 그는 핸드폰을 돌려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B씨는 “여기 신천지 신도들이 많이 살아요. (사라진 여성을 가리키며) 저분도 신천지일 수도 있어요”라며 “신천지 얘기를 막 하고 다닌다고 아마 자기네들 방에 올렸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B씨로부터 전해 들은 신천지의 감시는 상상 이상이었다. B씨는 어디에 신천지의 눈이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B씨는 친구 소개로 성경공부를 하면서 신천지에 발을 들였다. 다행히 지인이 “(B씨가 하는 성경공부가) 아무래도 신천지 같다”고 알려주면서 신천지 센터 교육생 단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B씨는 신천지를 나오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감시망에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B씨는 자신이 신천지 교육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신천지 관련 정보들을 찾기 시작했다. 센터 사람들에겐 이 사실을 숨긴 채 동네 PC방에서 ‘신천지’ 검색도 해보고, CBS가 제작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신빠사)’ 영상도 찾아봤다.

이튿날부터 연락이 빗발쳤다. 자신을 신천지로 끌어들였던 친구에게 전화가 오더니 담당 교사도 B씨를 만나러 왔다. 놀라운 건 B씨의 상황을 모두 알고 있었다. 알고 보니 B씨가 갔던 PC방 아르바이트생이 신천지 신도였다. B씨가 신천지 관련 자료를 찾는 걸 보고 바로 광고방에 공지를 올린 것이었다.

신천지는 텔레그램 ‘광고방’을 이용해 각종 공지 사항을 전달한다. 신천지 신도들은 이 광고방을 감시망으로도 활용했다. 국민일보가 17일 확보한 신천지 A지파 텔레그램 광고방 내용을 보면 사진과 함께 사진 속 인물 관련자를 찾는다는 공지글이 올라와 있다. 신천지에 빠진 자식 걱정하는 부모의 얘길 옆에서 듣고 대화 속 상황에 있는 관련자가 있으면 ‘갠텔(개인적으로 메시지 달라)’을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중년 여성 사진과 함께 ‘모임방(신천지 복음방) 앞에서 누구 기다리는 것 같아요. 광고해서 관련자 찾아주세요’라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신천지는 B씨 경우처럼 이탈자 방지를 위한 감시에 특히 더 힘을 쏟았다. 신천지 신도였던 C씨에 따르면 신천지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이는 신도가 발생하면 해당 신도를 아는 사람들로만 구성된 방이 따로 만들어진다.

C씨는 “그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가 공유된다. 수십 명이 모이는데 그들이 이탈예상자를 감시하는 CCTV가 된다. 신천지에선 ‘왕눈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 같은 경우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위치까지 알고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C씨는 신천지의 감시를 떠올리면 영화 ‘트루먼쇼’가 생각난다고 했다. 그는 “트루먼은 누군가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잖아요. 그런데 실상은 외부에서 다 트루먼을 보고 있잖아요. 그거랑 같아요”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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