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고열로 사경을 헤매는데도 신천지증거장막(이하 신천지) 신도나 의심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CT촬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아내의 호소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청와대에 오른 아내의 청원은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연합

아내 A씨는 22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코로나 검사결과만 기다리며 남편은 죽는 중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9살 7살 딸 둘을 뒀다는 A씨는 남편 B씨가 5일 전부터 미열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즉각 자가 격리하며 약국 약을 먹고 버텼지만 열은 점차 올랐다.

B씨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안내한 안심병원을 찾아갔지만 신천지 신도도 아니고 별다른 접촉 또한 없다는 이유로 감기약 처방만 받았다고 한다.

이때 이미 B씨는 40도를 넘나드는 고열에 시달렸다. A씨는 “간단한 검사조차 해주지 않았고 선별진료소에서 돌려보냈기에 항생제 처방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코로나 검사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해열제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안심병원을 다녀온 뒤 다시 고열로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CT촬영조차 진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응급실에선 최선을 다해주셨다”면서도 “하지만 0.5가 정상이라는 염증수치가 9까지 나왔는데도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CT를 찍을 수 없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응급실 의료진조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니라면 당장 CT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한다.

A씨 부부는 상황이 위급한데도 CT촬영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A씨는 “항생제 추가 후 수액을 한 대 맞고 돌아가서 기다리라고 했다”면서 “병원에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든다. 너무 무섭다. 떨리고 초조하다. 곧 기사의 주인공이 제 남편이 될 것만 같다”고 적었다.

B씨의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두통과 쳐짐, 심한 구토와 각혈이 이어지자 A씨는 다시 남편과 함께 응급실을 찾아갔다. 염증 수치는 무려 23이 나왔다고 한다. 의료진조차 당장 CT촬영을 하지 못한다며 답답해했다고 한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A씨는 “지금도 코로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우리 신랑이 죽어간다”면서 “죄송합니다. 저희는 아이를 학원에 보낸 적도 없고 철저히 자가격리했다. 남편 또한 통근버스로 출퇴근한 것 외에 이동 동선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남편은 응급 격리실에 있다. 여기저기 전화했지만 중증환자가 아니면 받을 수 없고 상황이 심각해지고 자리가 나면 받아준다고 한다”면서 “기저질환이 없고 신천지와 접촉이 없으며 대구나 해외여행조차 다녀온 적 없는 제 신랑의 사랑한다는 말도 들을 수 없게 되면 어쩌나 가슴이 저려온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응급환자들에게만큼은 지침이 따로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열이 대체 왜 나는지조차 알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A씨는 “제 남편은 죽어가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과 싸우고 있다”면서 “제발 CT만이라도 찍어볼 수 있게 도와 달라. 제발 간절하게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은 한나절 만에 7200여명의 동의를 얻으며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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