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1일 동해상으로 2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올해만 세 번째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번에 쏘아 올린 발사체는 지난 2일과 9일과는 다른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시험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북한은 또 도발 직후 ‘트럼프 친서’를 공개하며 단거리 발사체 시험에 대한 대외적 ‘굳히기’에 나섰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2020.3.2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이뤄진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면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유도무기 사진을 공개했다. 이 무기는 지난해 8월 10일과 16일 발사된 북한의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과 동일한 외형이다.

이 미사일은 미국이 개발한 전술유도무기인 에이태킴스와 닮아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린다. 우리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을 단거리 탄도 미사일(SRBM) 19-4’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전날 오전 6시45분, 6시50분에 각각 1발씩 2발의 발사체를 발사했으며 이는 북동쪽 동해상으로 410㎞쯤 날아갔다. 고도는 약 50㎞로 탐지됐다.

김 위원장은 발사 장면을 참관한 뒤 “우리가 최근 개발한 신형 무기체계들과 개발 중에 있는 전술 및 전략 무기 체계들은 나라의 방위 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우리 당의 전략적 기도 실현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적이든 만약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히 기도하려 든다면 영토 밖에서 소멸할 수 있는 타격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놓아야 한다”며 “바로 이것이 우리 당이 내세우는 국방건설 목표이고 가장 완벽한 국가방위 전략이며 진짜 믿을 수 있는 전쟁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TEL에서 발사된다. 터널과 나무숲 등에 숨어 있다가 개활지로 나와 2발을 연속 발사한 뒤 재빨리 은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확산탄으로 구성된 자탄을 넣을 경우 광범위한 면적을 초토할 수 있다. 현재 한국군에 배치된 에이태킴스는 950개의 자탄이 들어있어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2020.3.2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북한 매체는 이날 이 미사일을 ‘전술 유도무기’, ‘전술 유도탄’으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이번 도발에 대해 “인민군 부대들에 인도되는 새 무기체계의 전술적 특성과 위력을 재확증하고 인민군 지휘성원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실전 배치를 앞두고 막바지 성능 검증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무기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황에서 개발 부서인 국방과학원이 사용자인 인민군을 데려와 개발자 최종 시험 평가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미사일 발사 간격은 5분이어서 연발 사격 성능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연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모두 합쳐 12차례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가 있었고 올해만 벌써 3차례의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2020.3.2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이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 직후 ‘트럼프 친서’를 공개한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친서에서 북미 관계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돕겠다고 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용인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이 강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향후 단거리 미사일 기술 개발 및 시험 발사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용인하고 있다”며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거리 미사일의 직접적인 타격 대상은 한국인데, 우리 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평양방송도 전날 ‘황당무계한 넋두리’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청와대 것들과 군부 것들이 우리 군대의 정상적·자위적 훈련에 대해 평화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느니, 군사분야 합의정신에 배치된다느니 뭐니 하는 넋두리를 늘어놓았다”며 “각종 훈련 진행과 새로운 무력증강계획 수립 등을 통해 대결 분위기를 조성해 북남군사합의를 어긴 것은 오히려 남한”이라고 주장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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