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지난해 7월 24일 도쿄에서 나란히 앉아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 통화로 합의된 2020 도쿄올림픽 연기를 승인했다.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IOC 집행위에 초청돼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의 합의를 지지했다. 이제 IOC·IPC는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연기된 개최 시기를 결정한 뒤 실무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성화가 헌신과 희망의 상징으로 일본 도쿄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25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각국 뉴스통신사와 화상 회의를 진행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패럴림픽을 2020년 이후로 변경해야 하지만 선수의 건강은 2021년 여름까지 지켜져야 한다”며 “아베 총리와 나는 도쿄올림픽을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한 인류의 축제로 만들길 기원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성화가 어둠을 지나 맞이하는 빛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한 인류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베 총리와 ‘1년 내 개최’ 의견을 모은 도쿄올림픽의 정식 명칭에서 개최 시기 표기를 ‘2021’로 변경하지 않고 ‘2020’을 유지하는 이유도 그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라고 바흐 위원장은 설명했다.

IOC는 이 성명에서 “집행위가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의 전화 회담 합의 내용을 승인했다. 이 자리에 파슨스 IPC 위원장이 초청돼 합의 내용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IOC 집행부에서 최상위 의결 기구다. 올림픽 연기는 이제 행정상으로도 확정돼 구체적인 실무 단계에 들어간다.

다만 연기의 기간은 결정되지 않았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는 전화 회의에서 ‘1년 내 개최’로 시기의 가닥만 잡았다. 바흐 위위원장은 “아베 총리와 나는 시기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이는 IOC 조정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몫이 될 것”이라며 “올림픽은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행사일 것이다. 모든 것을 두 사람의 전화 한 통으로 이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 연기는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동·하계를 통틀어 5차례 취소된 적은 있지만, 모두 제1·2차 세계대전이 원인이었다. 바흐 위원장은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이로 인한 올림픽의 연기에 대해 “우리가 겪어본 적이 없고, 겪기를 원했던 것도 아닌 일이다. 각국의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많은 선수의 이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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