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활절인 다음 달 12일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완화하려는 가운데 미 보건책임자가 위험성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 ‘코로나19 키맨’으로 불리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파우치 소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매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정상화) 날짜를 바라볼 수는 있지만 매일 그리고 매주 나오는 통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구성원으로 1984년부터 NIAID 소장을 맡아 각종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진두지휘해 온 권위자다.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팔짱을 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우치 소장의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이후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폭스뉴스와의 화상 타운홀미팅 인터뷰에서 “부활절까지 이 나라 문을 열고 싶다. 어서 시작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상태”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정력과 활력, 활기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집이나 아파트, 일정한 공간에 갇혀 있길 원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대통령의 발언에 보건책임자가 정면 반박한 셈이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는 지역에 한해 가이드라인을 완화해도 되지만 어떤 지역인지에 대해 보건 당국자들은 충분한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등한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어 파우치 소장은 보건 당국자들이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국 지역 상황을 세부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 전체 상황도 중요하지만 지역별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사람들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정상화 될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파우치 소장의 반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낙관하던 순간에도 그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다음 달(4월)이 중요하다”고 경각심을 촉구한 바 있다.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앤서니 파우치(가운데)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팔짱을 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우치 소장의 소신발언이 이어지자 미국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내심을 잃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3일 뉴욕타임스는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 확산에 관한 대통령의 ’장밋빛 발언’과 거짓 주장을 대담하게 바로잡으면서 ‘반(反) 트럼프’ 진영의 영웅으로 떠오르자 “트럼프의 인내심이 약해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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