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영차 영차.’

사상 유래 없는 폭락장에서도 해학만큼은 빛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개미들의 ‘역대급’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주부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들어 24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이 9조2858억원에 달했다고 25일 밝혔다. 25일 오후 1시쯤에도 개인들은 70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10조원에 근접한 것이다. 이는 월간 기준 거래소가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달 개인 누적 순매수액 4조8973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가 밝힌 지난 23일 개인의 투자자예탁금도 39조8667억원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이다. 같은 날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도 3047만836개로 한 달 전보다 73만여개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수세를 풍자한 합성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엄청난 양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일부터 24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코스피 매도세를 이어갔다. 거의 매일 1조에 가까운 주식을 처분했다. 외국인의 투매에 맞서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 외세에 저항하던 동학농민운동과 비슷한 듯 이같은 분위기를 ‘동학개미운동’에 빗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주식이 상승장에 들어서자 이익을 실현하는 개미도 일부 있어 보인다. 개미들은 '삼성전자'를 하락장에 사들이다 상승장에 팔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올해 들어 7조4591억원, 최근 13일 동안 4조2120억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의 발로다.

이에 24일 외국인들도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24일 기준 외국인은 삼성전자 130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그러자 개인들은 그동안 사들였던 주식 중 2807억원 어치를 팔았다.

동학개미운동은 20~30대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머니 업그레이드를 통한 증권 계좌 개설 수가 서비스 시작 28일 만에 50만개를 넘어섰다. 가입자 연령대는 20~30대가 전체의 68.4%다.

하지만 무분별한 주식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당분간 증시에서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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