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유씨북스 유튜브 채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론스타 소송’ 배상금과 관련해 “세계잉여금(거둬들인 세금 중 지출하고 남은 돈)을 활용해 국회를 건너뛰고 배상하려던 검토가 정부 내부에서 있었다”고 주장했다. 론스타 배상금은 패소할 경우 최대 5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신 전 사무관은 2018년 말 정부의 KT&G 사장 교체 시도와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강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최근 펴낸 ‘왜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가’라는 저서에서 “재직 당시인 2018년 상부에서 세계잉여금을 '론스타 배상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라는 상급자의 지시를 받았다”며 “대통령보고 문건을 위한 경제부총리의 지시였다”고 적었다.

신 전 사무관은 “론스타 ISD 배상금을 세계잉여금으로 상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상부에 보고했다”고 했다. 그러나 상급자로부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지시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보고서를 다시 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결정돼 세계잉여금을 추경 재원으로 사용되게 되면서 이 사안에 대해 더는 검토하지 않게 됐다고 회상했다. 다만 기재부 측은 세계잉여금 사용처는 국가재정법에 명시돼 있고, 국회를 건너뛰어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책 350여 페이지 총 6장에 걸쳐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청와대·국회·언론·행정부 등 권력기관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책에서 해외 출장 시 사무관에게 비데를 챙기게 한 간부와 출장지에 딸을 데려가고 비용 일부만 낸 간부, 업무 시간 직원을 동원해 이사한 간부, 자신이 나간 테니스 대회에서 직원을 응원단으로 동원한 간부 등을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은 2018년 말 폭로에 대해 “소신이 반영되지 않은 불만에서 폭로한 게 아니라 근본적이고 고질적인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고려대 행정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앞으로 행정부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대안을 말하는 연구자가 되겠다”고 했다. 출판사 유튜브에 올라온 신 전 사무관의 외모가 확 달라졌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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