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을 마치고 자신의 등번호 99번을 새긴 어린이용 유니폼을 아내 배지현 아나운서의 몸에 대며 웃음을 짓고 있다. AP뉴시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발이 묶인 스프링캠프 훈련지에서 26일(한국시간) 쓸쓸한 생일을 맞았다. 하루 뒤인 27일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등판이 예정됐던 날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지연됐고, 캐나다 입국도 가로막히면서 외로운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토론토는 이날 SNS에 “류현진의 생일을 축하한다”(Happy birthday to Ryu)며 꽃가루를 날리는 배경을 합성한 류현진의 사진을 올렸다. 류현진은 1987년 3월 25일생이다. 한국은 26일이지만 캐나다는 25일이다.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팬들의 댓글에 일일이 류현진과 관련한 영상, 사진으로 대답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토론토 거주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팬은 ‘감사합니다’를 영어로 독음해 “Kamstahamida”라고 인사해 눈길을 끌었다. 잘못 적은 글자가 있지만 류현진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은 현지 팬의 성의가 느껴지는 글귀다.

많은 축하 댓글이 이어졌다. 이유가 있다. 류현진은 현재 토론토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외롭게 훈련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인을 제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류현진은 토론토로 돌아가지 못하고 더니든에 체류하고 있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캐나다를 연고로 둔 팀이다.

선수 대부분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 훈련을 지원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스프링캠프를 떠나 토론토로 돌아갔다. 캐나다·미국 국적이 아닌 류현진, 야마구치 순(일본), 라파엘 돌리스(도미니카공화국)만 스프링캠프에 남았다. 그중 야마구치는 지난 25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스프링캠프의 적막이 더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6일 트위터에 류현진의 뒤에 꽃가루를 날리는 배경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고 생일을 축하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류현진은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전환돼 4년간 8000만 달러(약 930억원)의 좋은 대우를 받고 올 시즌 토론토로 이적했다. 당초 2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로 편성됐던 개막전 등판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달 북미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상황이 급변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중단하고 정규리그 개막을 연기했다. 그 결과로 류현진의 등판도 미뤄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5월 중순 개막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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