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고의적으로 전파하는 경우 테러로 간주해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법무부가 전날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의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행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관련 법 적용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 로젠 법무부 차관은 공문에서 “펜데믹 속에서 FBI가 맞닥트릴 여러 사건 중에는 코로나19의 의도적인 전파도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생물학 작용제로서의 조건을 충족하기에 테러방지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젠 차관은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기 삼아 미국을 공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증유의 사태에서 미국인의 권리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고의 전파자에게 테러 혐의가 적용된 사례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뉴저지주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코로나19 감염자라고 주장하며 마트 점원을 향해 고의로 기침한 50대 남성을 테러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달라고 부탁한 점원에 격분해 해당 행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슈퍼마켓에서 제품을 핥고 해당 영상을 인터넷에 게시한 20대 남성에게 테러 혐의가 적용되기도 했다.

로젠 차관은 생물학 무기 제조뿐만이 아닌 사회에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 또한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짜 코로나19 치료제를 팔거나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행위 또한 수사 대상이다. 펜데믹 상황의 혼란을 틈타 부당수익을 올리는 행위를 엄벌해 사회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무부의 테러 간주 지침이 과도한 공포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히나 샴시 전미시민자유연맹 국토안보실장은 “미 법무부는 팬데믹에 대한 대응으로 비생산적이고 해로운 메시지를 전해서는 안 된다”며 “보건 전문가들은 사회적 신뢰를 키우고 재소자 수를 줄이라고 조언하는데 법무부는 그 조언에 전혀 귀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애매하고 광범위하며 위법한 압력으로는 시민에게 공포만 안겨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7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와 9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은 방역 지침을 어긴 시민을 체포하는 등 엄격한 법 집행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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