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베트남 현지 생산라인에 직원을 ‘제때’ 투입하기 위해 전세기를 동원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 제한과 격리 조치를 시행하면서 생산라인 가동·개조 작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임직원 290명은 26일 오전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양산 준비를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전세기를 타고 출국했다. 대형 OLED 양산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위해 하루빨리 대규모 인력의 파견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전세기 투입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파견은 중국 정부의 특별 입국 허용으로 이뤄졌다. 파견 직원들은 모두 코로나19 국내 검사에서 음성 확인을 받은 이들로, 광저우에 도착한 뒤에도 추가 검사를 거쳐 별도 공간에서 격리된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빠른 투입을 위해 막판까지 중국 정부와 광저우 시당국에 ‘격리 예외’ 적용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광저우시는 현재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협의를 통해 이 기간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특혜 시비’ 등을 이유로 기간 단축에 난색을 표하면서 한국 정부도 외교라인 등을 총동원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의 시급성, 철저한 코로나19 예방 조치 등을 내세워 현지 정부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올 1분기 OLED 양산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계획을 미루게 됐다. 제품 테스트와 공정 등을 감안할 때 양산은 2분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가동 지연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외에도 베트남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주요 생산 거점이 위치한 국가에서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셧다운’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소속 엔지니어 전세기를 통해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에 지난 13일 1차 인원 186명을 급파했다. 오는 28일에는 약 180명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스마트폰 패널 공급을 하려면 OLED 모듈 라인 개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직원 250여명도 베트남에서 예외 입국을 허가받아 오는 30일 전세기를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현지 스마트폰 및 자동차 부품, 생활가전 공장 등에 투입될 인력들이다. LG는 베트남 하이퐁에 OLED 모듈 생산 라인과 TV·세탁기·에어컨·스마트폰 등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모든 국제선, 여객기 운항을 중단시키고 외국인 및 입국자를 2주간 군 시설에 격리하기로 했다. 외교·공무 목적 등 특수한 경우에만 입국을 허용한다. 하지만 국내 업체 직원들은 도착한 뒤 2주 동안 회사가 마련한 격리시설에서 지낸 뒤 사업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 외교부 관계자들이 회사 측과 함께 출장 인원에 대한 예외 입국을 요청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에 서둘러 투입이 필요한 엔지니어 등 인력의 발이 묶이면서 생산라인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과 현지 정부의 도움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끄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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