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한국판 양적완화’를 공개 선언한 26일 국내 코스피 지수가 이틀 연속 상승을 마감하고 1%대 하락했다. 진통을 겪던 미국의 경기부양안이 상원을 통과하는 등의 호재가 겹쳤지만 장 마지막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쏟아지며 다시 17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52 포인트(1.09%) 내린 1686.24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내림세로 출발해 상승과 하락을 여섯 차례나 오고갈 정도로 혼조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사들이고, 한은이 환매조건부 채권(RP) 매매 대상기관과 대상 증권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수는 오후 한때 1734.99(1.77%)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2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지만 반등세는 오히려 주춤했다. 외국인(5345억원)과 기관(2147억원)이 ‘쌍끌이 매도’를 보였고 개인(7164억원)이 순매수로 맞섰지만 결국 사흘 만에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다만 코스닥은 10.93 포인트(2.16%) 오른 516.61로 종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생산업체인 씨젠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바이오·제약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상승 마감했다.

향후 증시 향방은 세계 각국의 실물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는 양적완화 등 대규모 금융 지원 카드를 사실상 모두 꺼낸 상태다. 이제 남은 건 코로나19가 실물 경제와 기업실적에 미치는 여파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의 회복세는 기업실적이 극단적으로 나빠지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실적 복원력에 따라 개별 기업의 주가 회복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연이어 낮춰 잡고 있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에서 -0.6%로, 피치는 2.2%에서 0.8%로 각각 낮춘 바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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