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후보 등록이 26일 시작됐다. 이번 총선은 정책과 공약에 대한 평가 없이 졸속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놓고 표를 달라는 ‘막장 비례정당’ 경쟁이 되면서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사진 왼쪽)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비례전문정당을 표방한 진보 진영의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제대로 된 공약 하나 내놓지 않았다. 시민당 홈페이지에는 달랑 창당선언문만 올라와있다.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이날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찾아와 상견례를 하고, 서로 형제당임을 강조하며 표심잡기에만 집중했다. 봉정현 시민당 대변인은 “각자 모여서 10개 정도의 정책을 꾸렸는데, 빨리 다듬어서 국민들 앞에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이날 처음 공약정책회의를 열었다.

보수 진영의 미래한국당 사정도 비슷하다. 미래한국당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자유민주주의 비례정당’을 표방하며 만든 강령뿐이다. 이렇듯 강령과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위한 당헌 당규 등 정당 설립의 최소 요건만 갖춰 급조한 정당들을 내세운 것 자체가 개정 선거법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이 높다.

한국매니페스토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후보 등록을 하면 비례대표가 확정되기 때문에 과거에는 정당 공약을 보고 비례대표를 선택해달라는 의미에서 적어도 그 전에 정당 정책을 발표했다”며 “공약도 없이 비례대표 얼굴만 보고 뽑아달라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후보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이날 막판까지 ‘의원 렌트’ 총력전을 펼쳤다. 27일 후보 등록 마감 뒤 각 정당의 현역의원 숫자에 따라 투표용지에 등재 순서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시민당 이적이 확정된 의원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이적이 확정된 7명 외에 추가로 더 설득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원혜영 의원은 “공천을 책임진 사람이 어딜 가느냐”며 거부했으나 손금주 의원 등은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했다. 가급적 많은 의원을 제명하기 위해 막판까지 의원들에 대한 개별 설득 작업을 벌였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앞 순번을 받아야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나래 김용현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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