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선 서울재활병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우려됐던 부분이 병원내 감염이다. 실제로 분당제생병원과 한사랑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명 발생했다. 병원내 확진자 발생시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지역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첫 확진자 발생 후 병원의 발빠른 대응과 방역 당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병원내 감염 확산을 막아 청정 병원으로 거듭난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재활병원의 직원 이모(25·여)씨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서울재활병원은 즉각 외래·병동을 폐쇄하고 은평구에서는 확진자 동선을 신속히 파악해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이어 병원 방문객 1057명에게 선별진료소 검진을 안내하는 문자를 발송했다. 확진자 접촉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 258명, 입원환자 55명, 보호자와 간병인 49명 등 총 362명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전원 음성으로 나왔다.

은평구 보건소에서는 검체검사를 위한 진단키트를 긴급 제공해 빠른 검사를 도왔고 관내 시립서북병원에서도 진단키트를 제공해 협력했다. 또 서울시에서는 코로나19 대책 본부를 결성해 서울시와 은평구, 병원, 재단 등 다양한 기관에서 공동 대처를 했다. 그 결과 서울재활병원은 3월11일 다시 개원을 하며 병원이 정상화됐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서울재활병원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감염관리 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한다면 병원내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재활병원 코로나19 서울시대책단 김창보 단장(서울시 공공보건 의료재단 대표)은 27일 “서울재활병원은 밀접접촉이 많은 장애인 전문 병원이라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매우 컸지만 병원내 감염이 이뤄지지 않은 모범적인 사례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병원 원장과 직원간 소통이 원활해 방역을 일심동체가 돼서 한 점, 병원 직원이 증상 초기 상사에게 즉각 이야기하고 검체검사를 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가 확산을 막았다”며 경직되지 않은 병원 분위기를 병원내 감염을 막은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서울재활병원 병원내 감염 제로를 이끌었던 이지선 원장은 지난달 25일 당시 초응급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원장은 모든 환자 치료를 즉각 중단하고 병원을 폐쇄 조치했다. 서울시 상황실을 병원내에 꾸리고 은평구보건소와 시립서북병원의 협력으로 환자, 직원, 보호자대상에 대한 빠른 검체검사를 진행했다. 재활의료는 밀접 접촉 치료의 특성상 일대일 치료를 하고 한 공간에 많은 환자가 이용해 감염 위험이 크다. 하지만 서울재활병원은 지난해 11월 인플루엔자 유행 경보 이후 원내 전직원 마스크 필수 및 환자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전염병에 대비해 왔다. 직원관리에서도 가벼운 감기를 앓는 직원은 근무 제한을 두는 등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구청과 보건소의 적극적인 협력도 큰 힘이 됐다. 병원 폐쇄 해제 전 방문한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물품을 지원하고 다양한 기관들의 후원을 연결해 주는 등 지역 공동체의 힘을 느끼게 했다.

이 원장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향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에 맞서 공공의료를 더욱 활성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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