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철 “기독교인데 제사·절 다 해요!”…종교 ‘논쟁’


“저도 기독교인데 어머니 제사는 지내요. 절도하고요. 그건 부모님에 대한 도리인 것 같아요.“

가수 이승철의 말입니다. 이 발언을 두고 소셜네트워크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간의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25일 KBS 1TV에서 방송된 ‘도올학당 수다승철’에서는 ‘죽음과 삶’의 주제를 다뤘습니다. 이날 도올 김용옥과 이승철은 32년 차 강력계 형사 출신 김복준(현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씨와 함께 죽음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김용욱씨는 이 질문에 대해 ‘죽음을 해결하는 동서양의 방식’을 주제로 강의했습니다.

그는 “동양에서는 하늘과 땅을 같은 기(氣) 차원으로 생각했고, 서양 사람들은 하늘을 땅으로부터 초월적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서양인들은 죽어서 혼이 천국으로 돌아가서 영원히 살아남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동양인들은 육신은 죽어서 흙이 되지만, 혼은 서서히 사라진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혼이 살아있는 시간을 (집안의) 4대까지 여긴다. 그 혼이 살아있는 시간, 이 때문에 자손들이 사당에 위패를 모셔 봉사를 하는 것이고, 역사, 가문 제사 등 끊임없이 이어진다. 자손들이 나를 기억해주고 제사를 모셔줄 것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맞이할 수 있는 죽음으로 여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승철은 “(조상을) 안 모시면 어떻게 되느냐?”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김용옥이 “많은 사람이 기독교라 해도 집에서 제사는 모신다”라고 주장하자 이승철은 “그건 도울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용옥은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구약성경에도 전체가 제사 문화, 모든 예배가 제사 문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승철은 “저도 기독교인데 어머니 제사는 지낸다 절도한다. 그거는 부모님에 대한 도리인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 발언을 두고 ‘종교적’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네티즌은 김용옥씨가 언급한 구약시대의 제사 문화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제사는 조상들을 모시는 그 제사와 다르다. 속죄에 대한 제사다 즉, 죽은 자에게 하는 제사가 아닌 우리 죄를 속죄하기 위한 의미의 제사”라면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제사(예배와 회개)와 유교의 제사(조상에 복을 빔)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성경을 제대로 알고 강의하길 바란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기독교인들도 부모님 기일에 추모예배로 부모를 공경하는 예를 갖춘다. 다만 유교식으로 하지 않고 기독교식으로 한다. 왜 꼭 유교식으로 해야만 효(孝)를 다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유일신 외에 제사하고 절하는 건 우상이라고 성경에 나와 있다. 이승철씨는 신앙인이 아니라 교회 다니는 종교인에 불과하다”면서 “연예인들이 공영방송에서 하는 발언은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크리스천 연예인으로서 조금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기독교인 네티즌은 “부모한테 절하는 게 무슨 우상숭배냐”고 반문했습니다. “제사를 지내고 안 지내고가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지만 가족들의 관습을 존중해 제사를 지내는 마음가짐이 아름답다. 내 종교만이 절대이고 진리라고 믿고 우상을 모시지 않는다면서 부모·형제마저 등지는 것이 과연 하느님의 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냐”고 되물었습니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에서 제사 문제는 늘 첨예한 논쟁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주영관 목사(너머서교회)는 “자손이 선조에게 효를 행해야 한다는 것은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제사를 하고 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기독교인은 기독교가 조상에게 제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모를 공경하지 말라고 해석해서 거부감을 느끼고, 기독교인은 부모를 공경하지만 제사를 하고 절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갖는다”면서 “그러나 성경도 부모를 업신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독교는 조상이 죽으면 신(神)이 된다고 믿지 않는다. 한국 기독교는 부모 사후에 잘하는 것보다 생전에 더 효도할 것을 강조해왔고, 제사와 절이 아닌 추도예배를 드리는 기독교 가정이 많다. 이 역시 신앙적 전통을 물려주신 부모님을 따라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겠다는 감사와 다짐의 예배”라면서 “기독교인이라 하더라도 조상에게서 복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추도 예배를 하는 것이라면 우상숭배와 다름이 없다. 비기독교인들의 손가락질이 성경 말씀을 따르지 않고 부모를 업신여기는 기독교인을 향한다면 그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본질을 보지 않고 형식만 주장한다면 결론 없이 갈등만 커질 것이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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