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만에 1000명 가까이 발생했다. 또 누적 확진자 규모도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서는 등 최악의 인명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현지시각으로 2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 누적 사망자 수가 9134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 대비 969명(11.9%) 증가한 것으로 지난 21일 집계된 일일 신규 사망자 기록인 793명을 뛰어넘어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국은 이에 대해 이날 신규 사망자 수치에는 전날 집계에서 누락된 북부 피에몬테 지역 사망자 50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10.56%로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는 5959명(7.4%↑) 늘어난 8만6498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는 중국의 누적 확진자 수(8만1340명)를 넘어선 수치다. 현재 전 세계에서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9만3151명이며 이탈리아가 두 번째다. 누적 완치자는 1만950명이고 확진자 가운데 중증 환자는 3732명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 추이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현지 전문기관에선 이탈리아의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바이러스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의 실비오 브루사페로 소장은 이날 취재진에 “3월 20일 이래 감염자 증가 곡선이 내림세는 아니더라도 명백한 둔화 조짐을 보였다”며 수일 내에 확산세가 꼭짓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전국 이동제한령 등의 봉쇄 조처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가 있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현재 기조를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다음 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제한령과 휴교령 시한을 연장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히고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 확산 거점이자 확진·사망자 비중이 가장 높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시스템의 압박도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도 의료진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7명 추가로 발생해 현지 의료진의 누적 사망자 수는 46명으로 늘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 수는 누적 65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료진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도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25일 이탈리아 룸바르디아주에 있는 몬차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돌보던 간호사 다니엘라 트레지(34)가 확진 판정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그는 결국 자가격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탈리아 간호사협회 측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일주일 전 베네치아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며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던 간호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협회 측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이 의료진만 보고 있다. 간호사 등 우리 의료진은 이런 상황 속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트레지의 죽음은) 매우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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