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조주빈 검찰 송치 당시 모습. 연합뉴스

미성년자 등 여성의 성착취물이 제작·유통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의 피해자 20여명의 신원을 검찰이 특정했다. 피해자 절반은 아동·청소년으로 알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경찰 송치 기록을 검토하며 세 차례에 걸쳐 ‘박사’ 조주빈(24)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20여명의 인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앞서 경찰이 조주빈의 범행에 따른 피해자가 74명(미성년자 16명)이라고 밝혔으나, 피해자 대부분의 신원은 특정되지 않은 상태로 사건이 송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피해자 20여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아직 피해자를 직접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혐의를 특정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피해자 조사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 조사는 중복해서 안 하는 게 원칙”이라며 “경찰에서 확인된 내용으로 조사하는 것이고 꼭 필요하면 피해자 의사를 고려해 추가 조사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선 경찰 단계에서 확인된 피해 내용을 중심으로 조주빈에게 범행 과정 및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조주빈은 자신에게 적용된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등 12개 혐의 가운데 일부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결과 조주빈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온라인에서 알게 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착취물을 찍게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박사방에 유포하면서, 유료 회원에게 ‘입장료’ 명목으로 최대 15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법무부 및 대검찰청과도 협의해 피해자들이 국선 변호사의 조력,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할 방침이다.

조주빈은 이날 오전 10시15분부터 영상녹화실에서 변호인 없이 혼자 조사를 받고 있다. 전날 서울구치소에서 조주빈을 접견한 변호인은 이날 오전 선임계를 냈고, 오후에 진행될 피의자 조사부터 참여한다.

검찰은 조주빈을 상대로 피해자별 범행 내용과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주말에 1차 구속기간이 끝나는 점을 고려해 한 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조주빈과의 공모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한모(27)씨를 비롯해 박사방 운영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4명이 이미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추가 혐의가 드러날 경우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수원지법·춘천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건인 ‘와치맨’ ‘켈리’ 사건의 기록도 참고해 추가 수사의 필요성도 살피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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