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폭력대응 강원미투행동연대가 31일 오전 춘천지법 앞에서 피켓을 들고 제 n번방 운영자 등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제2 n번방’ 운영자 로리대장태범은 여느 10대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31일 오전 11시 30분 춘천지법 101호 법정 안으로 청색 수의를 입은 텔레그램 아이디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얼굴엔 10대의 앳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배군과 함께 재판을 받은 공범 류모(20)씨는 재판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들은 잘못을 모두 인정했다. 변호인 측은 배군 등이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영상 중 일부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모두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배군은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김모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돼 이날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를 추가로 제출했고, 증거 조사를 위해 한 차례 재판을 더 열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일 오전 11시10분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배씨 등은 아동 성 착취 동영상 76편을 제작, 이 중 일부 음란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모두 여중생 3명으로, 피싱 사이트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성 착취 영상을 찍은 뒤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배씨가 갓갓의 ‘n번방’을 모방하면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과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했다고 밝혔다. 배군은 지난해 11월 갓갓이 잠적한 이후 n번방과 유사한 제2의 n번방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하는 등 ‘프로젝트 N’이라는 명칭으로 범행을 모의한 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11월 경찰에 덜미가 잡히면서 중단됐다.

재판이 진행된 시간 법원 앞에선 법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여성단체의 시위가 이어졌다. 디지털성폭력대응 강원미투행동연대는 이날 오전 ‘디지털 성범죄 OUT’, ‘봤으면 공범이다. 텔레그램 n번방 가해자 엄중하게 처벌하라’는 피켓을 들고 n번방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긴급전화1366강원센터 김성숙 센터장은 “n번방 운영자는 물론 사건을 방조한 이용자 모두 공범으로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춰 건강한 사이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올바른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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