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온천천시민공원에 활짝 핀 유채꽃과 벚꽃 옆으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신속하고 공격적인 대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어렵사리 통제해 이탈리아와 같은 ‘봉쇄’ 사태는 막을 수 있었지만, 이는 단기적인 성과일 뿐, 장기적인 결과는 불확실하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대량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환자 분류와 배치, 접촉자 격리 등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늦출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초기 대구에서 일시적으로 병상 부족 현상이 일어났지만, 생활치료시설 도입으로 병동의 부담이 줄어들며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지 않았다. 이러한 조처로 지난 3주간 한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외출과 영업을 제한하는 ‘봉쇄’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일상’을 유지 중인 한국의 거리 모습은 되레 ‘비현실적’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묘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조차도 현재 시행하는 조처의 한계를 알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장기전에 돌입할 때 확산 저지대책 조처를 언제, 어느 속도로 밀어붙일지 결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이것은 일상을 회복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연기된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신고등학교에서 고3 담임선생님이 빈 교실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개학이 계속 미뤄지고, 대부분 교회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으며, 스포츠센터 등 각종 다중이용시설이 운영을 중단했고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현재 상황에서 신규 확진자가 몇 배로 늘어난다면 한국 정부는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 신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사이 다케시(葛西健)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국장은 31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유행이 끝나려면 멀었다”라며 “코로나19 사태는 장기전이 될 것이고 우리는 경계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나라가 대규모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의료계는 당분간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비쳤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을 맡은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장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나올 때까지 경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적극적인 검사와 추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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