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대만의 프로모션 내용 중 빨간 박스 안에 '우한폐럼'이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버거킹 중국 웨이보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창궐하는 가운데 중국과 대만 네티즌들이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가 담긴 한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 광고문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대만 버거킹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와중 ‘중국 책임론’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를 선보였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불매운동을 경고했다고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29일 보도했다.

충돌의 발단은 대만의 버거킹이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색적인 프로모션 행사에 나서면서다. 새로운 메뉴의 이름은 ‘우한 폐렴의 천적’으로 이것을 본 중국 네티즌들은 공분에 휩싸였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해외에서 중국을 욕되게 하고 있다”며 “버거킹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 명칭으로 버거킹 대만의 페이스북을 도배한 대만 네티즌. 버거킹 대만 페이스북 캡처

논란이 거세지자 중국 버거킹 측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국과 대만의 버거킹은 서로 다른 회사가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하면서 "대만 버거킹 측이 무책임한 용어를 사용한 데 분노를 표한다"라며 중국 네티즌들을 달랬다.

아울러 네티즌들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차원에서 코로나19 진원지 우한시에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대만 버거킹 측에는 문제의 광고에서 해당 문구를 삭제,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25일 대만의 버거킹은 '우한 폐렴' 이라 적은 게시물을 신속하게 삭제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체했다.

압력을 견디지 못한 대만 버거킹 측은 결국 중국 측의 요구를 수용해 현재 게시물은 수정된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만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났다. 대만 네티즌들은 “좋아, 중국 우한 폐렴”, “미국 브랜드도 중국에 무릎 꿇어야 하나”, “앞으론 중국 버거킹을 사먹지 않겠다” 등의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측통은 대만에서 ‘탈중국 정서’가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대만 독립 뉴스 사이트인 뉴토크(新頭穀)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