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쪽만 보고 가면 안 된다”

[목사,정치를 말하다] <1> 정주채 사단법인 여명 이사장

4·15총선에 교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교회 안까지 들어온 이념 갈등을 극복하고 기독교인의 바람직한 정치 참여를 모색하기 위해 보수와 개혁의 목소리를 내 온 4명의 목사를 연속 인터뷰했다. 정주채 사단법인 여명 이사장,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형국 하나복DNA네트워크 대표의 이야기를 차례대로 싣는다.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는 지난 1월 ‘악하고 거짓된 문재인 정권’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 정권이 행하고 있는 거짓되고 악한 일들을 보면서 분노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는 내용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교단 내에서도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정 원로목사의 정권 비판은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그는 잠실중앙교회를 분립, 향상교회를 개척하고 2013년 조기 은퇴하기 전까지 2개 교회를 분립했다.

-이렇게 강하게 정부를 비판하기까지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요?
살아가는데 평범한 수준에서 지켜야 할 상식이 있잖아요. 그걸 무시한다든지 왜곡하면 저도 모르게 화가 나는 거예요.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제가 보기에는 그야말로 상식을 넘었습니다. 이런 일이 겹치면서 분노하게 됐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까.
“적폐청산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고 인정했습니다만 이게 계속되면서 지나치지 않나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또 원자력발전소 6기인가요, 공사 중이었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중단되고 한국수력원자력에서도 구색 맞추듯 하는 것 보면서, 야당일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비판했기에 민주적 리더십을 기대했는데 같은 길로 간다고 느꼈어요. 제가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사대강 사업을 많이 비판했는데, 당시에도 화가 많이 났던 이유가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 하나로 이렇게 큰 공사를 밀어붙인 점 때문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백만촛불, 민주주의의 아름다운 꽃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잡았는데 일방적으로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않느냐. 그런 것이 점점 불만을 갖게 만든 거죠. 사람이 그렇잖아요. 처음에 기대했다가 어그러지면 화가 나는 것. 저도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독교인들도 친정부 성향과 반정부 성향이 다 있지 않습니까.
“목회자의 딜레마가 그겁니다.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힘든 일이긴 한데요. 그래도 저는 비교적 할 말을 하려고 해 왔던 사람입니다. 교인들 평가도 그래요. 자기 맘에 맞으면 할 말을 하셨다. 안 맞으면 복음이나 전하시지 정치적 발언을 하느냐. 지금도 그런 거로 알아요. 그래도 지금은 은퇴했으니까 좀 낫죠.”

-코람데오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반응이 어땠습니까.
“저한테 직접 항의 비슷하게 말하는 분도 있고, 눈물 흘리며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마음에 맺힌 걸 풀어주셨다는 분들도 있고. 글에 대해서는 반응이 나누어집니다.”

-한국 국민이 성취한 많은 것이 있는데 지금은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 갈려 서로 갈등하며 부정적인 에너지를 표출합니다.
“저도 기자님 말에 동의해요. 역사 발전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부정적 동력으로 긍정적 요소를 막는다고 할까요, 정부가 그런 길로 간다고 할까요, 정부를 말하기 전에 좌파, 그쪽에서는 뭐든지 부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인물이든 공과가 있기 마련이에요. 물론 공이 크고 과가 작거나 그 반대일 수도 있는데 역사를 전부 부정해 버리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안 됩니다.”

-진보적인 분들만 아니라 보수적인 분들도 상당히 파괴적입니다.
극단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이쪽 극단이나 저쪽 극단이나 자기 말이 도그마이고 그 외에 다른 것은 없다고 생각하니 안타깝죠. 양극화가 심해진 것은 정권의 책임이죠.”

-어떤 점에서 정권이 책임져야 할까요.
“(국민이) 쫙 갈라져서 첨예하게 대립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극단적인 진보 쪽이 앞에 나왔지만 그 뒤에는 지켜보고 있는 일반인이 많단 말이에요. 제가 보기에 국민의 반 정도는 정권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이 반이면 안 그런 절반도 있는데, 정부가 너무 한쪽만 바라보고 나가다 보니 극단화되는 경향이 커지는 거죠. 남북 간 문제 역시 문 대통령은 큰 꿈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만, 우리 국민은 북한과 관계 때문에 더 예민해진 것 같습니다. 북한이란 존재가 없으면 이념적으로 극단적으로 대치하지 않을 텐데, 저 존재 때문에 국가가 나뉘었다는 생각으로 극단화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은 감안해야죠.”

-문 대통령에게 목회자로서 충고한다면.
“허허 글쎄요. 좀 겸손하고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이 겸손한 것은 절대 손해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겸손한 사람을 좋아해요. 대통령은 처음엔 겸손하고 정직해 보였는데 지금까지 보면 실제로는 고집이 세달까 교만하달까 그런 게 많이 보입니다. 대통령은 따뜻함이 있어야 합니다. 최고지도자 아닙니까. 소위 야당하는 사람과는 다르죠. 야당 당수와는 달라야죠. 전 국민을 마음에 품고 나가는 따뜻함이 필요한데 그런 것이 너무 아쉬운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전직 대통령과 비교하면 그래도 부드럽고 온화하지 않습니까.
“인상은 그런데 실제는 반대 느낌을 많이 받는 거예요. 중요한 문제를 대통령 말 한마디로 (결정합니다).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게 중요하지 싶은데 대통령에 맞춰서 밑에 사람들이 일하고 논란을 일으키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최근 홍정길 목사님이나 정필도 목사님이나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원로 목사님들이 많은데 공감대가 있었습니까.
“그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정필도 목사님 최홍준 목사님은 부산에 계시니까 다른 일로 가끔 만나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일은 많지 않죠. 그래도 대화하다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죠.”

-전광훈 목사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분 때문에 제가 좌파가 됐다가 우파가 됐다가 그런데요. 일단 비판적입니다. 거기도 겸손하고 신중해야 됩니다. 요즘 보니까 언어적인 순화는 많이 일어났다고 보여지긴 해요. 아이들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을 텐데 욕설은 물론이고, 하나님에 대해서도 막 얘기하는 바람에 권위를 잃어버렸죠. 제 친구 중에 예수는 안 믿어도 대학교수로 상당히 지성이 있는 사람이 있는데 어쩌다 지나가다 들어봤데요. 나한테 하는 얘기가 기독교에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 말은 맞는 거 같은데 어떻게 저런 식으로 하느냐. 저도 그게 안타까워요. 또 우리가 기도를 데모에 이용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에요. 옛날에는 진보에서 그랬잖아요. 요즘 보면 목사님들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해요. 데모하려면 하나님 앞에서 하는 거지. 하나님 앞에서 하는 거룩한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일이에요.”

-목사님께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하는 겁니까, 시민으로서 하는 것입니까.
“시민으로 봐야겠죠. 제가 목회 현장에서 하는 얘기가 아니니까. 시민의 한 명으로서 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목회자가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행동을 하느냐는 또 다른 얘기지만 정치적 발언은 할 수 있어요. 선지적 사명이 있잖아요. 잘못된 길로 갈 때는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이렇게 가는 것이 옳다고 발언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수적인 교회가 요즘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하잖습니까.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마치 신앙의 표준인 것처럼 말할 때가 많습니다. 교회가 선지자적 역할을 할 때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합니까.
“목사 자신들도 쉽지 않죠. 역시 언제나 기준은 성경인데, 성경에 익숙해지고, 단순 지식이 아니라 삶에 적용되고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뭔가 성경이 말하는 그것을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성경을 지적으로만 알고 있고 현실에 적용 못하다 보면 자기 견해가 성경으로 해석됩니다. 뭐 저라고 해서 그런 잘못이 없다고 할 순 없겠죠.”

-지금 희망을 말한다면 어떤 점에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 현재 상황으로 보면 희망이 약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번에 저는 선거를 통해서 또 나중에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처음에 얘기했던 통치자들이 겸손하고 따뜻한 나라가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런 것이 잘 뭉쳐져서 남북 간에도 평화, 통일이 이뤄지길 바라고요. 그런 게 민족의 비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기독교인이라면 어떤 기준을 가지고 투표해야 할까요.
“어려운 상황인데요, 그래도 한마디 해야 한다면 저는 하나님나라의 통치 이념,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만, 통치 이념은 사랑과 공의입니다. 이 땅에 하나님나라가 어떻게 임하는가.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교회를 통해서 또 믿는 자들 통해 흘러가는 것, 그것이 편만해져 가야 한다는 것이죠. 의롭지 못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죠. 자기중심적인 사랑은 사랑이라 할 수 없고, 의로움이 있어야죠. 공명정대하고. 이런 것이 하나님 나라의 통치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하나님나라의 이념이 뭔가. 주님이 다스리시는 이념이 뭔가 생각해서 판단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정치판에 기독교인이 많지만 하나님의 정의에 부합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가 그 점에서 좀 실패했어요. 전임 대통령 가운데는 장로님들 있었잖아요. 이승만 같은 분, 국회 개회할 때 기도로 시작할 정도로 그런 것이 많았는데, 잘못한 것 때문에 잘한 것이 파묻혔습니다. 기독교가 이 사회에 좋은 면에서 충격을 줬달까 그게 기독교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역사를 생각해보십시오. 기독교 빼고 얘기할 수 없잖아요. 복음이 들어오고 한글이 성경 번역으로 살아나고 거기서부터 영향을 미쳐서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까. 늘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희망적으로 바뀌고 말이죠. 그런 점에서 기독교 역할이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자들이 그런 부분을 좀 더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죠. 특별히 이명박 대통령 같은 경우 임기 내내 거짓 논란에 휩싸였잖아요. 불행이죠.”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데 찍을 데가 없다는 얘기도 많이 합니다.
“지금은 소위 좀 독재로 간다고나 할까.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야당과 여당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일 이렇게 되면 휩쓸려버릴 수 있죠. 역대 선거를 보면 국민들은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늘 균형을 잡아줬어요. 김대중 대통령이나 김영삼 대통령은 국민이 지혜롭다, 무섭다는 말까지 했잖습니까. 역시 교만을 낮추고 약한 것을 붙들어주는 것이 총선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과 순명 기도회를 시작하셨는데요, 어떤 취지입니까.
“처음은 단순해요. 지금 나라가 시끄럽고 국민이 싸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국민을 두렵게 만들고 있는데, 이럴 때 우리가 기도해야 할 것 아니냐. 개교회도 기도하지만 합심해서 모여서 기도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됐고, 길거리 가서 기도하자는 건 말이 안 되니, 우파 좌파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섬기는 교회 안에서 교우들과 마음을 함께하면서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교회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잖습니까. 지금 이 시대에는 어떤 제목으로 기도해야 할까요.
“정말 국민이 통합되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분이 하나님이시니까요. 남북이 갈라진 것만 해도 에너지 손실이 이만저만 아닌데, 남남갈등으로 에너지를 소진하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국민의 마음이 통합되고 극단적인 사람들이 부드러워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고 싶고요. 정권이 어쨌든 현재로선 정권을 잡고 있으니까 정권이 잘해야죠. 앞으로 본인들이 말하는 대로 정의정직하고 평화롭게 정치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도와주시길 기도합니다.”

[목사, 정치를 말하다] <1> 정주채 사단법인 여명 이사장 “정부, 한쪽만 보고 가면 안 된다”
[목사, 정치를 말하다] <2>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한국교회 정치·이념화… 과격한 선동은 선교에 부작용”
[목사, 정치를 말하다] <3>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교회 내 심각한 이념 갈등은 예수 잘못 믿기 때문”
[목사, 정치를 말하다] <4> 김형국 하나복DNA네트워크 대표목사 "한번의 투표로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배울 수는 있습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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