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검찰에 송치되기 전 종로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회원들이 종로경찰서 밖에서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들이 수사·사법 기관 제출용 반성문을 온라인상에서 사고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범죄자들 사이에서 수사·사법 기관에 반성문을 내는 것이 감형을 위한 일종의 매니얼처럼 공유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모범 반성문’은 돈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2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각종 성범죄로 입건된 피의자들은 네이버 한 카페에서 각자의 사건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인데, 2010년 개설된 이 카페의 회원 수는 2만1000여명에 달한다.

이곳에 ‘반성문’ 키워드로 올라온 상담 글만 수천 건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법률 서식 사이트에 가서 반성문을 구입하라’는 조언과 함께 인터넷 주소 링크가 게재되곤 하는데, 해당 법률 서식 사이트에는 실제 경찰·법원 등에 제출됐던 성범죄 관련 반성문 샘플이 1000~5만원에 올라와 있다.

보도에 따르면 3쪽 분량의 2000원짜리 반성문에는 ‘죄송’(7번) ‘후회’(5번) ‘반성’(6번) ‘기회’(6번) ‘사죄’(5번) ‘고통’(4번) 등의 단어들이 담겼다. 이 반성문 다운로드 횟수는 3167여건이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성범죄자로 낙인찍히면 인생 날아간다” 등 구구절절한 문장이 등장했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언급하거나 집안사정을 거론하며 선처를 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돈으로 사고파는 반성문에 ‘진심어린 반성’이 담기기 어려워 보인다.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통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씨와 공범 ‘태평양’ 이모(16)군, ‘n번방’ 운영자 ‘와치맨’ 전모(38)씨 등 최근 검거되거나 자수한 성 범죄자들이 한결같이 수사·사법 기관에 반성문을 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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