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트라우마 치료를 빙자해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심리치료사의 형량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줄어들었다. 항소심 재판부가 심리치료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는 피보호자 간음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물리치료사 K(56)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80시간의 사회봉사,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장애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K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3년을 선고했던 1심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여러 차례 위력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K씨가 과거 강제추행으로 교육이수조건의 기소유예를 받은 이외에는 달리 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보면 원심의 형은 무겁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K씨의 연령·범행 경위 등을 볼 때 검사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할 정도로 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도 기각했다.

K씨와 검찰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를 다시 살펴보더라도 1심에서 무죄로 본 부분에 대한 판단은 정당해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위력으로 범행했다는 1심 판단이 정당하므로 K씨의 항소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K씨는 2018년 2월부터 5월까지 서울 서초구 사무실과 서울, 부산 등 숙박시설에서 환자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같은 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K씨는 성폭력 피해 경험으로 상담을 요청한 A씨를 여러 차례에 걸쳐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K씨는 동의 하에 성관계가 이뤄졌고, 자신이 A씨를 보호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위력으로 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의 심리상태를 이용해 3회에 걸쳐 위계와 위력으로 간음하고, 4회에 걸쳐 위력으로 추행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K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복지시설에 7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K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하면서 사건은 2심으로 넘어왔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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