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필요없다”던 美도 곧 ‘착용 권고’ 지침 발표

천마스크 사용 권장할 듯…“미국, 웃돈주고 마스크 가로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정부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천 마스크나 안면 가리개(face covering) 착용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에 관한 전국 단위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 지침은 천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권고가 나온다”며 “나는 그것이 의무사항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착용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착용 여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마스크보다) 스카프가 더 낫다. 더 두껍다”고도 말했다.

다만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마스크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의 대체물이 아니다”며 “마스크만 쓰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지 말라”고 강조했다.

미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 내 환자가 폭증하고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책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일자 신문에 게재한 ‘마스크 만드는 방법’ 인포그래픽. NYT는 집에 있는 재료들로 천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했다. NYT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환자의 25%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마스크 정책을 재검토한다고 했었다. CNN도 전날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한국과 중국 본토, 홍콩, 대만 등은 지역사회 대규모 확산 예방에 성과를 거뒀다고 지적하면서 “미국도 보편적 사용을 권고했다면 어땠을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전역에선 마스크, 장갑, 산소호흡기 등 의료용품 부족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한 뉴욕주에선 마스크 가격이 평소보다 15배가량 올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 때문에 미 보건당국의 마스크 착용 권고 지침이 자칫 마스크 대란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의료장비 확보를 위한 국가 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 와중에 미국이 웃돈을 주고 마스크를 가로챘다는 주장을 전했다.

프랑스 의사이자 그랑데스트 지방의회 의장인 장 로트너는 RTL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프랑스로 들여오려고 한 마스크 수백만장을 상하이 공항에서 미국 업자들에게 빼앗겼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비행기에 싣기 직전 미국 업자들이 나타나 프랑스가 낸 돈의 3배를 내겠다고 해 막판에 거래가 깨졌다는 것이다. 로트너는 “그들이 공항 계류장에서 현금으로 지불했다”며 “우리는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 관리도 이 업자들이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프랑스로 보내려던 마스크를 구매한 적이 없다. 보도내용은 완전 거짓”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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