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기자 회견을 공식 집무소에서 갖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남반구에서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극우 극단주의자로 알려진 브라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일터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보건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대규모 격리 견해를 무시한 채 일터로 복귀하라고 권고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주유소, 빵집, 슈퍼마켓 등을 방문해 주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3일 현재 브라질 확진자는 8066명, 사망자는 327명으로 집계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민에게 “자가격리를 강요하는 것은 해로울 수 있다”며 “때로는 치료법이 질병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직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야당과 여당인 사회자유당(PSL) 일부 인사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브라질 25개 주지사는 지난주 열린 긴급회의에서 상점들을 폐쇄하고 질병 통제를 위해 자가격리를 확대할 것을 주문했지만 대통령은 아직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언론이 패닉과 히스테리를 확산하고 있다”며 “대규모 격리를 끝내고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에는 보건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친정부 시위에 참여해 최소 272명과 악수 등 신체접촉을 했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24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벌어졌다. 아파트 건물 외벽에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만든 '보우소나루 아웃'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냄비 시위는 지난 17일부터 8일째 계속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7일부터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주요 도시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상파울루에서 요가 학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거리로 나와 사람들에게 자신처럼 행동하라고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에 있는 인스페르대학의 카를로스 멜로 정치학 교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책임감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며 “아마도 그는 미래에 ‘코로나19가 아닌 경제 붕괴로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나는 경제 및 사회적 위기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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