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수호’ 김남국과 ‘안산지킴이’ 박순자 [찐심리포트-안산단원을]



경기 안산단원을은 선거 때마다 여야가 번갈아 당선되는 스윙보트 지역구로 꼽힌다.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격전지다. 이번엔 국토교통위원장을 지낸 미래통합당 3선의 박순자 후보에 ‘조국 수호자’로 이름을 알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거 찐심] 경기 안산단원을은 17대 이후 민주당과 통합당이 번갈아 차지해 어느 정당이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17대 총선에서 제종길 의원이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당선됐다. 18대에는 박 후보가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에서 공천을 받고 나와 제 의원을 제쳤다. 19대에선 부좌현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의원이 박 후보에 512표 차로 신승을 거두며 보수정당으로부터 지역을 뺏어왔다. 20대 총선에는 박 후보가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으로 출마해 부 의원에게서 지역을 재탈환했다. 안산단원을 민심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현재 찐심] 최근 여론조사는 김 후보가 앞선 가운데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MBN과 매일경제가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6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40.7%)와 박 후보(36.3%)가 근소한 차이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달 29~30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김 후보(49%)가 박 후보(35.8%)를 앞섰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남국 “여당 힘과 젊은 피 내세워 안산 다시 뛴다”

김 후보는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조국수호 집회에서 연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조국백서’ 집필과 관련, “조국백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야기가 아니라 검찰개혁 백서”라며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일부 유권자는 김 후보의 조 전 장관 지지 사실에 호불호를 드러냈다. 고잔동 주민 진모(51)씨는 “김 후보의 검찰개혁 의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모(32)씨도 “조 전 장관보단 검찰의 잘못이 더 컸다”고 했다. 반면 박모(50)씨는 “어떻게 그렇게 비리가 많은 사람을 지지할 수가 있나”라고 반발했다. 다만 언론과 정치권에서 ‘조국 찬반’ 여론에 주목하는 것에 비해 지역 주민들은 그 이슈에 무게를 크게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여러 주민들이 “요즘 같은 불황에 그런 문제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역 연고가 없는데다 이곳에서 재선한 박 후보에 비해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보였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노모(27)씨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김 후보는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초지동 시민시장에서 의류업에 종사하는 김모(69)씨도 “난 김 후보를 못봤다. 더 열심히 다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가 여당 후보라는 점이 유권자들에겐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반월시화공단에서 가전제품 관련 기업을 운영하는 이모(58)씨는 “여당 의원이 지역에 예산을 끌어오는 게 더 유리하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박순자 “40년간 안산 지킨 일꾼은 나”

박 후보가 지난 1일 단원구 한 대형아파트 입구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자 출근길 주민들이 차창을 내리고 “힘내라”고 화답했다. 박 후보는 40년 동안 안산에 살아온 지역 토박이다. 그만큼 주민들과의 스킨십에 익숙한 모습이었다. 서명수(58)씨는 “민주당 김 후보는 안산에 오줌도 안 눠본 사람이지만, 박 후보는 이 지역을 오랫동안 지켜오고 키워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안산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많은 일을 해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호수동에 사는 주부 유연하(41)씨는 “이 지역 학교 체육관도 다 박 후보가 예산을 따오고 신안산선으로 집값도 올려줬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안산 발전에 매우 기여가 큰 분”이라며 박 후보의 성과를 깎아내리지는 않았다.

지역에선 박 후보가 신안산선 공적에만 매달리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박 후보가 14년 동안 공을 들였다며 ‘신안산선 조기완공’을 내세운 것에 일부 주민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호수동 부동산업자 박모(56)씨는 “신안산선은 정책사업이라 박 후보가 아니더라도 진행이 잘 될 것”이라며 “지난 총선에서 박 후보를 찍어 주변 집값도 1~2억원씩 올랐지만 이득을 봤다고 통합당을 찍지는 않겠다”고 했다. 신안산선이 완공되면 안산에서 서울까지 걸리는 시간은 25분으로 단축된다.


재개발 갈등 해결해줄 사람 필요해… 청년 일자리 등 지역 먹거리도

이 지역은 재개발이 한창인 곳이어서 주민 간 갈등이 빈번하다. 안산의 대표적 5일장인 안산시민시장 주변에 재개발 아파트가 들어서 주민과 시장 상인간의 갈등이 크다. 박 후보측은 “5일장이 들어서면 시끄럽고 지저분해 새로 입주한 주민들의 불만이 쌓여있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시장을 현대화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민원이슈클라우드(안산 단원을)

안산 단원고가 있는 이 지역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직장인 최모(26)씨는 “세월호 사건 이후 민주당 지지자가 됐다. 박 후보는 그때 이후 ‘아웃’이다”라고 말했다. 보수 정당 후보에게 불리할 것이란 평가에도 박 후보는 이를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겨냈다. 박 후보는 팽목항으로 달려가 단원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민심을 다독이는 데 안간힘을 썼다.

과거에 비해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크진 않지만 여전히 4·16 세월호 추모공원의 봉안시설과 주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간의 갈등이 존재한다. 인근 아파트 주민 전모(56)씨는 “세월호 유가족의 상처는 마음이 아프지만, 밖을 볼 때마다 추모시설을 봐야하는 우리 마음도 편할 수만은 없다”고 호소했다.

과거 안산 경제발전을 주도했으나 쇠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월시화공단에 대한 걱정도 크다. 영세기업들의 매출 부진으로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반월시화공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안산 현역 국회의원들이 애를 쓰긴 한 것 같은데 피부로 와 닿는 부분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월시화공단 사업자 이모씨는 “공단에 첨단 사업이 좀 들어와 주면 일할 청년들도 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안산은 민주당세가 강해 야당에게 자갈밭으로 불리지만 지역을 위해 늘 진심을 다했다”며 “4선 중진에 도전하지만 초선 같은 마음으로 지역을 챙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반월시화공단 청년 일자리 유치 문제와 구도심 재건축 문제, 4·16 세월호 추모공원의 봉안시설로 인한 주민과 유가족의 갈등 등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며 중단 없는 안산 발전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김 후보는 여당 후보의 프리미엄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 후보는 “안산이 다시 뛰려면 젊은 피, 그리고 힘 있는 여당 출신 의원이 돼야한다”며 “변호사 경험으로 소통과 갈등해결에 능한 제가 정부와 도, 시, 지역구까지 뭉쳐 ‘원팀’으로 안산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생 목표는 민생 문제 해결”이라며 “반월시화공단에 기존 제조업 지원과 첨단 산업 도입을 병행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불편한 안산 대중교통을 발전시키는 등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기자가 본 찐심은]
이현우 기자 “다선, 초선, 조국… 뭣이 중헌디? 안산 경제만 살려줘”
김용현 기자 “안산에 세금 한 번 안 낸 김남국, 신안산선만 파는 박순자”

안산=이현우 김용현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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