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초라한 부산”·김대호 “무지한 30·40”…또 이어진 ‘말실수’


4·15 총선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말실수가 이어져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닷새째인 6일 논란에 중심에 선 인물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대호 미래통합당 서울 관악갑 후보다. 이들은 각각 지역 폄하 발언과 세대 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부산 경부선 철도 관련 공약을 설명하다 ‘초라하다’는 표현을 써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처가가 부산”이라고 운을 뗀 그는 “내가 부산에 올 때마다 많이 느끼는 건데 왜 이렇게 부산은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는 100년 전 만들어진 경부선 철도가 부산을 갈라놓아 교통체증이 많아졌고 초라한 도시로 전락했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지역 폄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해당 발언이 이 대표의 ‘말실수 자제’를 당부한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됐다. 선거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선거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며 말실수 자제를 당부했었다.

김우석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 대표의 막말은 정평이 나 있다. 장애인, 해외 이주 여성, 경력단절 여성에 이어 이번엔 지역 비하”라고 한 김 대변인은 “이 대표가 부산을 초라하게 느꼈다면 왜 그렇게 됐는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고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에게 먼저 물어야 마땅하다. 초라한 것은 부산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표”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의 강민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지역주민 입장에서 상처가 될 수 있는 경솔한 발언이고 특히 집권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이 대표는 지역주민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미래통합당에선 ‘세대 폄하’ 발언이 나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주인공은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대호(57)후보다. 김 후보는 이날 통합당 서울지역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60, 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아는데 30, 40대는 그런 걸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태어나 보니 어느 정도 살 만한 나라여서 이분들의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0, 70대에 끼어 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대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막연한 정서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의 발언에 상대 후보들은 반발했다. 유기홍 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관악구는 20·30대가 40%에 달하는 등 젊은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유권자에 대한 모독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김성식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세대 문제를 떠나 평소 얼마나 유권자를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관악에도 30~40대 젊은 직장인, 젊은 부부가 많이 살고 있는데, 이런 김 후보가 관악에서 무슨 정치를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통합당 지도부도 난색을 표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노총위원장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도 “그 사람 성격상의 문제가 있다”며 “당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가중되자 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과 사과 글을 올렸다. “사려 깊지 못한 내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드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한 김 후보는 “분초를 다투고 각지에서 최선을 다 하는 통합당 후보들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발언의 진의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느낀 30대 중반부터 40대 분들의 미래통합당에 대한 냉랭함을 당의 성찰과 혁신의 채찍이요, 그 문제의식을 대한민국의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한 김 후보는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책과 글을 쓰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된 것은 오직 우리 청년과 미래 세대에 기회와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함”이라고 강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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