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긴 대표의 이메일이 실수로 임직원에게 발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경제와 중앙일보는 에프알엘코리아와 직장인 전용 SNS 블라인드의 유니클로 게시판 등을 인용해 배우진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인사조직 부문장에게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면서 실수로 임직원을 참조로 해 구조조정 계획이 알려졌다고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이메일엔 “부문장님, 어제 회장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는 글이 쓰여 있다.

메일엔 또 “올해 2월 기준 정규직 본사 인원이 왜 42명 늘었는지에 대한 회장님의 질문에 육성로테이션 인원 귀임과 복직이 많기 때문이고 다시 이동하면 본사 인원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문장님 이 답변에 문제가 없었는지 문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기서 회장님은 누굴 지칭하는지 명시돼 있지 않았다. 다만 에프알엘코리아 9명 이사 중 회장 직함을 가진 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야나이 다다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2명뿐이다.

메일엔 또 “보고한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라는 당부도 담겼다. 해당 메일은 배 대표의 실수로 전체 공개로 발송돼 내부 직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심지어 실수가 아닌 고의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에프알엘코리아는 중앙일보에 “배 대표가 인사조직 부문장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 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개선 방안을 논의하던 과정의 일부”라고 밝혔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또 “배 대표가 보낸 이메일의 내용도 사실과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며 직원 해고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인적 구조조정보다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출신인 배 대표는 2019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에프알엘코리아 롯데 측 신임 대표로 임명됐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이 지분의 51%, 롯데쇼핑이 49%를 출자해 만들어졌다. 현재 하타세 사토시 패스트리테일링 측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배 대표는 지난해 7월부터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는 과정에서 대표 자질 부족 논란을 겪었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액(9749억원)이 2014년(1조 356억원)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하락했다. 전년도(2018년· 1조 4188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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