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 데일리메일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적 위기가 닥쳤음에도 마하 와찌랄롱꼰(68) 태국 국왕이 독일 외유를 계속하자 태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태국 네티즌들은 반(反) 왕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독일 빌트지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은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해 20여명의 첩을 데리고 휴가를 떠나 최근까지도 독일에 머물렀다. 국왕과 함께한 여성들은 수행원 역할을 하는 일종의 ‘후궁’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24일 빌트는 “그가 현재 어디서 생활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바이에른주에서 영업하는 호텔에서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와찌랄롱꼰과 그의 측근들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4성급 그랜드호텔 손넨비흘은 뮌헨에서 남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위치해 있다. 이 호텔은 현지 당국으로부터 태국 국왕 일행을 위해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특별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와치랄롱꼰의 자녀들 역시 이 호텔 밖에서 한가롭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스위스와 독일 뮌헨 슈텐베르크 호수 근처에 각각 4성급 호텔과 별장을 소유하고 있는 와찌랄롱꼰은 나라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와중에도 해외 소재 호화 호텔에 머물러 왔다. 그의 부인 4명이 독일에 함께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수티다 왕비는 스위스 호화 호텔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태국 내에는 국왕이 국민을 버리고 해외로 도망갔다는 인식이 급속히 퍼지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태국 온라인상에서는 ‘우리는 왕이 왜 필요한가’(#whydoweneedaking)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쏨삭 치암씨라사쿤 페이스북 캡처

해당 해시태그는 태국 출신 역사학자 쏨삭 치암씨라사쿤이 만든 것으로 쏨삭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왕이 바이러스를 피해 뮌헨에서 함부르크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태국인도 독일인도 코로나를 걱정하는데 국왕은 알 바 아닌가 보다”라며 이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말에 많은 태국인들이 동조하며 반 왕실 정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트위터 데이터에 따르면 이 해시태그는 쏨삭이 글을 올린 다음 날 하루 동안만 120만회 이상 사용됐다고 한다.

퍼티퐁 펀나카타 트위터 캡처

이에 태국 정부는 경고에 나섰다. 태국의 디지털경제사회부 장관 퍼티퐁 펀나카타는 키보드 위 손에 수갑이 채워진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법을 어기지 말라는 경고문을 올렸다.

펀나카타 장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엇에 관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경우 법에 따라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태국에서 번지는 반 왕실 정서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국왕을 신격화 하는 태국에서 왕실을 모욕하는 행위는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 네티즌들은 여전히 왕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과 수티다 왕비의 모습. 데일리메일 캡처

마하 와찌랄롱꼰은 바람둥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4명의 여자와 결혼해 3명의 부인 사이에서 7명의 자녀를 낳았다. 선친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과 달리 첩을 들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현재 와찌랄롱꼰은 태국으로 돌아와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기준 태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220명으로 늘었다. 태국은 지난달 26일 오전 0시부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지난 3일부터는 태국 전역에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통행 금지 조치를 발령했다.

이화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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