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즈창 전 화위안 그룹 회장. AP 연합뉴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다 실종된 부동산 재벌 런즈창(69)이 당국에 잡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전날 짤막한 성명을 발표하고 런즈창이 “엄중한 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감찰 기관인 기율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대 권력 기반으로 반부패 사정 운동을 주도하며 정적을 제거하는 데 앞장서 왔다.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은 지난달 12일 시 주석이 코로나19 대응을 강조하며 중국 전역의 당정 간부 17만명과 가진 화상회의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연합뉴스

그는 글에서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중국공산당 내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어 코로나19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런즈창의 실종 사실은 지인인 사업가 왕잉이 사흘 뒤 “(3월) 12일 밤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 벌써 72시간이 지났다”는 우려의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다만 기율위는 성명에서 런즈창이 쓴 글에 대해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혁명그룹 2세대인 런즈창은 줄곧 정부 비판 발언을 해와 시 주석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그는 2016년 시 주석에 대한 관영 매체의 충성맹세를 비판했다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차단당하고 ‘당내 관찰 처분 1년’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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