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물’ 김원이가 ‘정치 9단’ 박지원 잡을까[찐심리포트-전남 목포]

목포 한길 걸어온 정의당 윤소하에 대해선 “인물은 인물인데…”



‘호남 정치 1번지’ 전남 목포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뜨겁다. ‘새 인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치 프로’ 박지원 민생당 후보, ‘목포 한길’ 윤소하 정의당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찐심] 목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김 전 대통령이 7·8대 총선에서 당선됐고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인 권노갑(13·14대)과 한화갑(15대 목포·신안을),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15대 목포·신안갑, 16대 목포)씨가 국회의원을 지냈다. 목포에서만 내리 3선을 한 박지원 후보도 김 전 대통령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있다. 박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무소속, 19대 민주통합당, 20대 때 국민의당 간판을 달고 당선됐다.


[현재 찐심]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김원이 후보가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당 지지세에 힘입은 김 후보가 적게는 7.3% 포인트에서 크게는 12.4% 포인트 차로 박 후보를 앞서고 있다.

국민일보·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5일 목포 거주 유권자 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후보는 42.5%, 박 후보는 30.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소하 정의당 후보는 17.1%로 3위다.

JTBC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김 후보 지지율이 38.3%, 박 후보 31.0%, 윤 후보는 15.0%였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당 후광 입고 ‘새 인물’ 돌풍 일으키는 김원이

김 후보의 강점은 ‘젊은 새 인물’이라는 점이다. 택시운전사 강모(69)씨는 “인자는 젊은 사람 일해야지”라며 “박지원씨 이제까지 밀어 줘 갖고 목포가 뭐가 좋아졌당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젊은 세대일수록 김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목포과학대 앞 상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26)씨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투표하면 박 후보가 안 될 것”이라며 “친구들끼리 ‘대한민국에 박지원 돈 안 먹은 사람 어딨겠느냐’고 농담 삼아 말할 정도다. 어떤 어르신들은 박 후보가 없으면 목포 망할 것처럼 말하는데 실제로 살기 좋아졌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자유시장에서 10년 가까이 수산물 장사를 하는 진모(60)씨도 “20~40대 투표율이 높으면 박 후보가 불리하다”며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김원이, 나이 드신 분들 머릿속엔 박지원”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23년 동안 중앙 정치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주민 오모(35)씨는 “이름은 낯설어도 서울시 부시장 등 경력은 화려하더라. 목포에도 저런 사람이 와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이 점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그는 “국회·청와대·교육부·서울시 등을 두루 거치며 능력과 경험을 쌓았다”며 “저와 함께 성장해온 사람들도 다 현직에 있다. 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정책·예산 지원을 받기 용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낮은 인지도는 약점이다. 이 지역 전문대 교수인 조모(58)씨는 “다들 김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고 한다. 지지율도 당 때문에 높게 나오는 것 아닐까”라며 “목포에서 초·중·고를 다 나왔다고 하지만 계속 서울에 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택시운전사 윤모(65)씨도 “김원이라는 사람은 당 간판을 봐서 찍는 것이지, 그 사람이 목포에서 해온 건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 9단’ ‘예산 프로’ 한 번 더 믿어보자 박지원

박 후보는 12년 동안 목포를 위해 한결같이 일해온 ‘힘센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의 능력을 의심하는 목포 시민은 별로 없었다. 진모(60)씨는 “인물로만 보면 박 후보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며 “민주당 후보로 나왔으면 의심할 여지도 없이 박 후보가 당선됐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베테랑 정치인’이라는 점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그가 지난 3일 오후 목포역 유세에서 “쪽지 예산은 마지막 힘 있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로 예산 가져오는 것”이라며 “쪽지 예산 도둑질 제일 잘하는 게 누구냐”고 소리치자 지지자들은 힘차게 ‘박지원’을 연호했다.


박 후보는 이번 총선이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며 딱 한 번만 더 당선되게 해달라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금이 박지원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며 “진짜 이번 한 번만 보내 달라”고 누차 반복했다. 자유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하모(43)씨는 “박 후보가 너무 오래 했으니까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한 번 더 해도 될 것 같다. 어차피 이번이 마지막 아니겠느냐”고 힘을 실어줬다.

다만 다른 경쟁자에 비해 나이가 많은 점, ‘옛날 정치인’ 이미지는 5선 가도에 큰 약점이다. 이모(69)씨는 “박지원씨는 벌써 당명을 몇 번이나 바꾸지 않았느냐”며 “이리저리 자기만 해먹을라고 하는 게 아주 미꾸라지 같다”고 비판했다. 공인중개사 김모(41)씨도 “당도 다르면서 이낙연 전 총리를 앞세워서 호남 대통령 마케팅 펴는 것을 보면 능구렁이 같다”고 말했다.

전모(70)씨는 “나이 먹은 사람들은 주로 박지원을 찍으려고 하는데, 애들이 ‘지역구 1번(민주당), 비례대표 5번(더불어시민당)’ 찍으라고 성화라는 집이 많더라”라며 “그래야 문재인씨를 도울 수 있다더라”고 말했다.

‘목포 토박이’ 윤소하, 중앙정치 존재감 부각

윤 후보에 대해선 “인물은 인물인데, 정의당이라서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조모(58)씨는 “윤 후보가 여기 살다시피 하면서 지역을 위해 헌신하니까 꼭 잘됐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아무리 찍어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 택시운전사도 “윤소하야말로 목포가 키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원내대표로서의 윤 후보 모습을 기억하는 유권자도 제법 있었다. 윤 후보가 이날 자유시장에서 선거운동을 하자 한 상인이 “지난해 국회 연설에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강하게 쓴소리를 했던 분 아니냐”고 알아봤다.

윤 후보는 “누구보다 목포를 잘 알고 있고, 30년 넘는 시간 목포 시민들과 시민운동을 해오며 한길 그대로 걷고 있다”며 “20대 국회에서 초선 의원임에도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의 선두에 섰다는 점을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지율 3위인 윤 후보가 김 후보와 박 후보 중 누구의 표를 잠식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대체적으로는 김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16.3%의 득표율을 얻은 바 있다.



목포대 의과대학·대학병원에 온통 쏠린 관심

목포대 의과대학·대학병원 유치는 목포 시민의 30년 염원이다. 이곳에 30년 이상 거주한 권모(59)씨는 “목포 시민의 관심은 온통 의과대학 유치에 쏠려 있다”며 “실제 목포에서 광주대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전모(70)씨도 “목포대 의대는 진작에 왔어야 했다. 순천대에 뺏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해당 이슈가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김 후보가 지난달 29일 순천에서 진행된 ‘전남 동남권 의과대 설립’ 등을 결의한 민주당 공약 발표장에 참석한 것을 두고 박 후보와 윤 후보가 맹공격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당시 행사에는 이 전 총리에게 코로나19 관련 건의문 전달과 함께 전남지역 10명 필승을 결의하기 위해 참여했던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세 후보가 목포 의과대학 유치 공동 공약을 내걸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낙후하고 정체된 목포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도 중요한 관심사다. 목포는 과거 전남 제1의 도시로 명성을 떨쳤지만, 현재 경제규모는 전남 지역 다섯 개 시 중에서 꼴찌다. 박 후보는 관광·수산식품·에너지 산업 분야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김 후보는 목포역 지하화 및 시민광장 조성을 포함한 목포역 대개조 프로젝트 등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투기 의혹’으로 목포를 한때 들썩이게 했던 손혜원 의원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손 의원은 ‘박지원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공개적인 의사를 거듭 밝혔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박홍률 전 목포시장이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합류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시 박 전 시장은 김종식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0.25% 포인트 차이로 패해 재선에 실패했다. 자영업자 김모(46)씨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던 구도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손 의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긴 하다”면서도 “선거 표심에 그다지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본 찐심은]
신재희 기자 “‘정치 9단’ 박지원, 지금까지 잘했지만 이제는…?”

목포=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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