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뉴욕에서 7일(현지시간)) 의료진이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뉴욕에서 창궐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대부분은 유럽에서 들어온 감염자들에게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뉴욕주립대학(NYU) 랭건의료센터 유전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코로나19가 아시아가 아닌 유럽 여행자들로부터 뉴욕에 전파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뉴욕 확진자 75명의 유전자 샘플을 분석한 결과 3분의 2 이상이 유럽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염기배열에 조금씩 변이가 발생한다. 이 같은 특성을 연구하면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지난 1월 중국과 호주 연구팀이 코로나19의 첫 유전자 염기배열 유형을 발표한 후 현재까지 전 세계 연구자들이 3000개 이상의 유형을 밝혀낸 상태다. 각 유형의 형태를 비교해보면 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다.

NYU 연구진은 해외 여행 이력이 없는 뉴욕 롱아일랜드 거주 확진자의 유전자가 영국에서 번지고 있는 바이러스의 배열과 유사하다는 데 주목했다. 이는 이 확진자가 영국에서 유입된 감염자와 접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을 이끈 애드리아나 헤가이 박사는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를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바이러스가 뉴욕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의 진앙인 뉴욕주에서는 이날 집계 이래 최대 사망자가 발생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망자가 전날 대비 779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욕주의 누적 사망자 수는 6268명에 달한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뉴욕주의 확진자 수는 9일 기준 15만명을 넘어섰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스페인(14만8220명), 이탈리아(13만9422명)보다 높은 수치다.

쿠오모 주지사는 “장기간 입원한 환자들이 숨지면서 앞으로 며칠 간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숨진 뉴욕 시민의 숫자가 2001년 9.11 테러로 사망한 사람(2753명)의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